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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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간 K콘텐츠가 거둔 성과를 공개했다.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 10명 중 약 8명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오리지널 작품 3편 중 1편 이상은 신인 감독이나 작가가 참여한 작품으로, 글로벌 흥행뿐 아니라 새로운 창작자 발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넷플릭스는 23일 한국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웹사이트 '넷플릭스와 한국의 10년'을 공개했다.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한국 창작자들과 함께 쌓아온 성과를 콘텐츠, 프로덕션, 로컬라이제이션, 넷플릭스 이펙트 등 4개 분야로 나눠 소개한다.

웹사이트에는 '오징어 게임', '킹덤', 'D.P.',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등 한국 콘텐츠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창작자들의 인터뷰와 주요 수치, 제작 사례 등이 담겼다.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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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리지널 3편 중 1편 이상 신인 창작자 작품…새로운 얼굴 발굴에 힘썼다

최근 3년간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 가운데 3편 중 1편 이상은 신인 감독이나 작가의 작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신인 창작자들이 새로운 소재와 연출 방식에 도전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마련해 왔다고 설명했다.

'킹덤' 시즌2 조연출을 거쳐 '기리고'로 연출 데뷔한 박윤서 감독은 "넷플릭스가 익숙한 이름에 기대기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적극 믿어주기 때문에 가능했던 도전"이라며 "'킹덤' 조감독 때 기회를 받았던 것처럼, '기리고' 때 신인 배우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 '로기완'으로 첫 장편 연출에 도전한 김희진 감독도 제작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능한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작업했고, 후반작업을 조율하고 점검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재부터 형식까지 다양해졌다…K콘텐츠의 표현 영역 확장

한국 창작자들이 다루는 이야기의 소재와 형식도 폭넓어졌다. 대중적인 흥행 공식에 얽매이기보다 특정한 사회 문제나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들이 제작될 수 있었다는 것이 창작자들의 설명이다.

'은중과 상연'의 최경숙 기획PD는 "이전에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볼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넷플릭스 이후에는 훨씬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게 됐고, 소재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소년심판'의 김민석 작가는 "넷플릭스와 작업하며 좋았던 건 미리 한계를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처음부터 글로벌 성적에 크게 연연하기보다는 우리 이야기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D.P.'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은 "위험을 감수해야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답은 알 수 없지만 작품으로 좋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달라진 제작 환경을 체감하고 있다. '참교육'에 출연한 김무열은 "넷플릭스를 통해 TV 드라마와 영화의 장점을 함께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배우에게 자유롭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무대가 생겼다는 것이 기쁜 일"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제작사 80곳 이상과 손잡고 200편 넘게 제작…K콘텐츠 제작 역량 키웠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80개 이상의 제작사와 협업하며 한국 작품 200편 이상을 제작하거나 공동 제작했다.

이 기간 제작된 한국 작품에는 2만5000명 이상의 출연진과 제작진, 7만명 이상의 보조출연자 및 일일 고용 인력이 참여했다. 촬영은 국내 100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에서 진행됐다.

제작사 관계자들은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기획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최진희 이매지너스 대표는 "넷플릭스는 한국의 창작자들이 더 다양한 이야기에 도전하고, 더 넓은 세계를 무대로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고백의 역사' 제작사 봄바람영화사의 박지영·곽희진 대표 역시 "어려운 부분을 함께 고민하면서도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고 밝혔다.

예능 제작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윤현준 스튜디오슬램 대표는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예산을 많이 쓰는 게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투자해준다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성공했던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투자하고 발전해왔다는 점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솔로지옥'의 김수아 시작컴퍼니 대표는 농담처럼 나온 헬리콥터 아이디어가 프로그램의 대표 장면으로 발전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수평적인 협업 방식과 전문적인 후반작업 시스템이 제작진에게 중요한 자산이 됐다는 설명이다.

제작 기술의 변화도 두드러졌다. 박진영 컬러리스트는 HDR 도입으로 영상 표현의 폭이 넓어졌다고 평가했고, 김석원 사운드 슈퍼바이저는 높아진 기술 기준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제작 수준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홍정호 VFX 슈퍼바이저는 시각특수효과가 단순한 후반작업을 넘어 기획 단계부터 함께하는 제작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의 남나영 편집감독은 작품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배우와 감독뿐 아니라 제작 스태프들도 주목받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던 경험을 소개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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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회원 약 80%가 K콘텐츠 시청…한국 이야기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 회원의 약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 2021년 넷플릭스 공식 순위 사이트 투둠(Tudum)이 글로벌 TOP 10 집계를 시작한 이후 순위권에 진입한 한국 작품은 200편 이상이다.

한국 콘텐츠가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참교육'의 홍종찬 감독은 넷플릭스 작품의 특징으로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이 아니라 오래 남는 작품이라는 감각"을 꼽았다.

'꿀알바'의 김다민 감독은 넷플릭스를 큰 확성기에 비유하며 "실시간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라고 말했다.

'고백의 역사'의 남궁선 감독은 "한 국가 안에서는 팬층이 광범위하지 않은데 전 세계 팬들이 합쳐지니까 굉장했다"며 세계 각국의 관객들이 온라인에서 함께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경험을 축제에 비유했다.

장편영화와 시리즈뿐 아니라 한국 단편영화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월남보살'의 김근호 감독은 작품을 해외 시청자들에게 선보인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넷플릭스 시리즈나 장편영화를 연출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선희이모'의 위은경·손광민 감독은 전작과 비교해 수천 배 많은 피드백을 받았으며, 해외 영화제 상영 기회도 얻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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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인력 6500명 이상 교육 지원…K콘텐츠 미래 이끌 전문가 육성

넷플릭스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제작 역량 강화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6500명 이상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단순히 작품 제작에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촬영, 조명, 후반작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는 설명이다.

'킹덤' 조명팀을 거쳐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2 B팀 조명감독을 맡은 백승민 감독은 "제작 규모가 커지면서 다양한 장르와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현장 스태프도 이전에 경험하기 어려웠던 촬영 기법이나 새로운 장비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구상모 라인 프로듀서는 제작 인턴 시절 실무자들에게 제작 전반을 배운 경험을 소개했다. 이후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의 국내 및 이탈리아 촬영에 참여한 그는 "내 연차에 해외 촬영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은데, 시야를 넓혀 지금처럼 현장에서 활발히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더빙·자막 파트너 122곳과 협력…K콘텐츠의 세계 진출 뒷받침

한국 콘텐츠가 세계 각국의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현지화 작업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는 더빙 스튜디오 119개와 자막 전문 파트너 3개 등 총 122개의 현지화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폭싹 속았수다'의 정서와 문화적 의미를 각국 언어에 맞춰 전달한 제목 번역, '피지컬: 아시아'의 국가별 팀을 구분하기 위해 활용한 색상 자막 등이 소개됐다.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개선 사례도 담겼다.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용 자막을 통해 더 많은 시청자가 같은 시기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강내영 화면해설 작가는 "'킹덤' 공개와 동시에 화면해설이 시간차 없이 제공됐다"며 이를 이용하는 주변 지인들이 반겼던 경험을 전했다. 수어 강사이자 배리어프리 콘텐츠 모니터 요원인 최하늘은 "친구들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공통된 대화 소재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10주년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성과뿐 아니라 그 과정에 참여한 창작자와 제작진, 기술 인력의 경험을 함께 조명했다.

한국과 넷플릭스가 함께한 지난 10년의 기록과 인터뷰 전문은 특별 웹사이트 '넷플릭스와 한국의 10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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