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솔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룹 god의 손호영이 자신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음악을 입었다. 과거에는 특정 가수를 롤모델로 두고 그를 좇아갔다면, 이제는 그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손호영은 14일 오후 6시 솔로 데뷔 20주년 기념 새 디지털 싱글 '고 어라운드'(Go Around)를 발매한다. 이를 앞두고 서울 서교동 젬스톤이엔엠 사옥에서 만난 손호영은 그간의 가수 활동을 돌아보며 느낀 점을 풀어놨다.

손호영은 첫 솔로 활동 당시를 냉정하게 돌아봤다. 그는 "god가 데뷔부터 잘된 것은 아니지만 쭉 올라갔다"며 "솔로 음반도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내 생각과는 정말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룹과 솔로의 차이는 컸다. 손호영은 "god에서는 내 몫인 20%가 노력으로 채워졌는데, 솔로가 되니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에는 그 양이 너무 컸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오기로 밀고 가면 될 줄 알았는데, 그런 자만함이 지금은 전혀 없다"고 털어놨다.

당시 가장 큰 목표는 노래를 잘하는 것이었다. 그는 "하루에 8시간씩 노래 연습을 했는데 노력이랑 크게 비례하지 않았다"며 "어려운 부분을 부르기 위해 연습하는 시간에 내 색을 더 찾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고백했다.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이전 솔로 활동 때 강조했던 남성적인 이미지도 처음부터 계획한 방향은 아니었다. 그는 "몸을 만들려고 한 적도, 노린 적도 없고 오로지 노래만 잘 부르고 싶었다"며 "허리 디스크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는데 적당히를 몰라서 운동도 과하게 하다 보니 몸이 달라졌고, 그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 남성적인 콘셉트로 가자고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제는 공연과 목소리라는 강점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손호영은 "내 목소리와 비슷한 목소리가 잘 없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며 "내 노래를 들었을 때의 편안함과 행복감을 무기로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에 대해서도 "내가 불렀을 때 가사나 음악이 와닿고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5년 만에 솔로 음원을 내기로 결심한 계기는 20주년이었다. 그는 "조심성도 많고 겁도 많은데 욕심은 또 많고, 예민하고 약간의 완벽주의 성향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20년이라는 세월이 사람을 겁도 많고 걱정도 많게 만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조금 돌아왔던 것 같다"며 "20주년만큼은 절대 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직접 작사한 신곡은 가벼운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팝이다. 손호영은 "직진만이 답은 아니고 돌아가도 되고, 다른 길을 가거나 도망쳐도 괜찮다는 뜻을 담았다"며 "지금 내 나이에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에게도 필요한 이야기다. 그는 "지나 보니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더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며 "나도 예민해서 그런 말들이 들리고 마음에 담아둔다"고 했다.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스스로 예민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도 오래되지 않았다. 손호영은 "나는 제일 둥글둥글하고 긍정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나에게 맞춰주는 분들이 많다 보니 쉽게 알 수 없었던 것 같다"며 "돌이켜보면 스타일링해주는 분들에게 마음에 안 든다며 다시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했고, 그런 분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 예민함은 공연을 준비할 때 세심함으로 이어졌다. 2014년부터 공연 연출에 함께 참여해온 손호영은 "무대 바닥 재질부터 관객과 우리의 거리, 그 사이에 걸리는 조명까지 신경 쓴다"며 "내겐 그 자리에 앉은 관객 두세 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작 무대에 오르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달라진다. 그는 "연습 때는 맞지 않는 게 보이면 예민해지는데, 콘서트가 시작되면 틀려도 웃기고 재미있고 귀엽다"며 "무대에서는 아직도 스무 살이라고 생각하고, 그 즐거움을 같이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그만큼 공백이 크다. 손호영은 "콘서트가 모두 끝나면 한두 달가량 무기력해진다"며 "다음 공연이 결정돼 연습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풀리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를 다시 무대로 이끄는 가장 큰 힘은 팬이다. 그는 "god는 대중이 가슴속에 넣어둬 준다"며 "솔로 가수인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건 거의 90% 이상이 내 팬들이다"라고 말했다. 팬들과 마주하는 자리에서는 반가움과 미안함을 함께 느낀다. 손호영은 "팬들과 하는 공연은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고, 나도 당 충전이 된다"며 "그런 기분과 함께 자주 만나지 못하는 데 대한 미안함도 공존한다"고 했다.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오랜 팬들과 세월을 보내는 사이 새로운 관객도 찾아왔다. 그는 "올해 3월 팬미팅에도 초등학생이 와서 왜 왔는지 물었는데 그냥 좋아서 왔다고 했다"며 "무조건 엄마와 함께 오는 줄 알았는데 혼자 오는 중학생도 있어서 매번 신기한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god가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에도 팬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 손호영은 "멤버들이 겁도 많고 두려움을 아는 사람들이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며 "팬들이 있다는 얘기를 하면 다 수긍하고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멤버들과 갈등을 푸는 방식은 가족과 닮았다. 그는 "우리는 가족 싸움처럼 정말 삐졌다가 나중에 조그마한 일로 풀린다"며 "마주해서 누구 하나라도 미안하다고 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지오디 손호영 / 사진=젬스톤이앤엠
god의 신곡을 향한 의지도 드러냈다. 손호영은 "기다리는 분들보다 우리가 더 원할 것이다"라며 "god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신곡 선택이 어렵고 부담도 크지만, 30주년 안에는 억지로라도 해야 한다고 얘기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10년 뒤의 모습을 묻자 거창한 청사진 대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이제는 10년이 그렇게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가 느린 사람이라 크게 많이 바뀌어 있지는 않을 것 같고, 주름이 조금 늘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호영에게 솔로 20주년은 자신을 표현할 준비가 조금씩 갖춰진 시점이다. "제가 좀 느려요. 배우는 과정도, 성숙하는 과정도 좀 느린 편이에요. 예전의 손호영이 지금까지 준비해 와서, 이제는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