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A2O 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4DV.ai 카메라/사진=텐아시아 DB, 유튜브 채널 'CineD' 캡처
이수만 A2O 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4DV.ai 카메라/사진=텐아시아 DB, 유튜브 채널 'CineD' 캡처
70대에 접어든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이하 A2O)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의 시선은 여전히 미래 기술을 향해 있다. 국내 활동이 없던 지난 3년여간 그가 공들여 투자해 온 기술은 4DGS(4차원 가우시안 스플래팅)다. 팬이 원하는 각도와 시선에서 아티스트를 1인칭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시공간을 복제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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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듀서는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 A2O의 신인 아티스트 데뷔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4DGS를 직접 소개했다. 당시 그는 "4DGS는 하나의 장면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을 기록하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듀서가 소개한 4DGS는 최근 영상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기술이다. 공간을 입체적으로 기록하는 기술인 3DGS(3차원 가우시안 스플래팅)에 시간의 개념을 더한 기술이다. 정지된 공간을 기록하는 '공간 사진'인 3DGS와 달리, 4DGS는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과 사물의 변화까지 재현하는 '공간 영상'이다. 이 프로듀서는 기술 개발과 XR 기기 최적화를 위해 각각 미국 법인 '4DV 인텔리전스'(이하 4DV),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사진=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Biennale Cinema 2026) 홈페이지
/사진=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Biennale Cinema 2026) 홈페이지
이날 기자는 쇼케이스장 앞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XR 기기를 착용하고 기술을 직접 체험해 봤다. 시연장에서는 4DV 인텔리전스의 기술로 제작돼 지난달 열린 베니스국제영화제(Biennale Cinema 2026)에서 그랜드 프라이즈(대상)를 받은 영화 'The Pigeon Ring'(더 피존 링)의 일부가 상영됐다. 체험 결과,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이질감이나 어지러움 없이 영화 시나리오 속 시공간에 몰입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대중은 감독이 의도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공간을 주도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의도되지 않은 '나만의' 시선으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 체험을 하면서도 가능했다. 단편영화를 감상하면서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노인에게 가까이 다가가 봤고,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가서 캐릭터와 눈을 맞췄다. 그가 무슨 책을 읽는지 고개를 숙여 들여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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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의 살아 있는 역사인 이수만 프로듀서가 4DGS에 주목하게 된 건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K팝 산업에서 콘텐츠는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 VR 콘서트와 같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4DGS는 개인화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정점에 있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아티스트의 모습을 찍힌 그대로 봐야 했던 2D 영상 콘텐츠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이라는 이유에서다. 콘텐츠 제작자가 2D 영상을 만들 때에도 카메라 앵글을 편집 단계에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작의 자유도도 높아진다.

A2O의 신인 아티스트 A2O SOUL, A2O LITE의 퍼포먼스를 담은 4DGS 영상도 이날 시연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영상은 스튜디오에 인물들을 세워 둔 뒤 80대의 카메라를 현장에 배치해 움직임을 다양한 각도에서 기록한 결과물이다. 그 영상을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키면 4DV의 자체 알고리즘이 가상 공간에서 해당 시공간을 재현하는 방식이다.

점과 선, 면으로 입체 형상을 구성하는 '3D 메시'(Mesh)와 달리, 반투명한 아주 작은 입자인 '가우시안'이 분자처럼 모여 영상을 구성하기 때문에 실제 현실과 한결 가깝고 자연스럽게 구현된다. 복잡한 표면의 질감과 빛의 변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강점이 있다.

현장에서는 4DGS와 함께 아티스트의 외형과 목소리, 말투를 복제한 'AI 아바타' 기술도 함께 시연됐다. 팬과 아티스트의 AI 아바타가 실시간으로 1:1 영상통화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강조해 온 컬처 테크놀로지(Culture Technology, CT)가 4DGS와 AI 아바타라는 두 갈래로 실현된 모양새다.
3DGS 시연 예시/사진= 유튜브 채널 'Jörg Kahlhöfer' 캡처
3DGS 시연 예시/사진= 유튜브 채널 'Jörg Kahlhöfer' 캡처
미래에는 그리워하는 대상의 AI 아바타와 과거의 한 순간으로 돌아가 직접 소통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견된다. 지금은 AI 아바타와 4DGS가 서로 다른 기술로 나뉘어 있지만, 곧 한 콘텐츠에 동시에 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단 의미다. 두 기술이 동시에 K팝 산업에 적용된다면 팬들은 아티스트와 1:1로 소통한다는 감상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자기가 원하는 시공간으로 들어가 아티스트와 눈을 맞추고 실시간으로 대화까지 주고 받는 식이다.

이 프로듀서가 내세우는 두 기술은 K팝 팬덤 비즈니스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기술이 고도화되면 인간이 과거를 마주하는 방식과 감정을 다루는 방식까지도 뒤바꿀 수 있다. 사진도 영상도 없던 과거에는 그림이나 기억을 통해 과거의 한순간을 머릿속에 그렸다. 20세기부터 지금까지는 평면의 2D 사진이나 영상을 보며 막연하게 그리움을 달랬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그리운 순간을 시공간째 기록해 언제든 그 공간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된다.

과거의 공간이 온전히 재현되고 그 안에 실존했던 인물의 AI 아바타와 함께하는 미래가 온다면, 이 기술은 인간을 '그리움'이라는 감정에서 일정 부분 해방시킬 가능성도 있다. 인간이 시간과 기억을 마주하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셈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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