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듀서가 소개한 4DGS는 최근 영상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기술이다. 공간을 입체적으로 기록하는 기술인 3DGS(3차원 가우시안 스플래팅)에 시간의 개념을 더한 기술이다. 정지된 공간을 기록하는 '공간 사진'인 3DGS와 달리, 4DGS는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과 사물의 변화까지 재현하는 '공간 영상'이다. 이 프로듀서는 기술 개발과 XR 기기 최적화를 위해 각각 미국 법인 '4DV 인텔리전스'(이하 4DV),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대중은 감독이 의도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공간을 주도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의도되지 않은 '나만의' 시선으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 체험을 하면서도 가능했다. 단편영화를 감상하면서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노인에게 가까이 다가가 봤고,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가서 캐릭터와 눈을 맞췄다. 그가 무슨 책을 읽는지 고개를 숙여 들여다보기도 했다.
4DGS는 개인화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정점에 있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아티스트의 모습을 찍힌 그대로 봐야 했던 2D 영상 콘텐츠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이라는 이유에서다. 콘텐츠 제작자가 2D 영상을 만들 때에도 카메라 앵글을 편집 단계에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작의 자유도도 높아진다.
A2O의 신인 아티스트 A2O SOUL, A2O LITE의 퍼포먼스를 담은 4DGS 영상도 이날 시연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영상은 스튜디오에 인물들을 세워 둔 뒤 80대의 카메라를 현장에 배치해 움직임을 다양한 각도에서 기록한 결과물이다. 그 영상을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키면 4DV의 자체 알고리즘이 가상 공간에서 해당 시공간을 재현하는 방식이다.
점과 선, 면으로 입체 형상을 구성하는 '3D 메시'(Mesh)와 달리, 반투명한 아주 작은 입자인 '가우시안'이 분자처럼 모여 영상을 구성하기 때문에 실제 현실과 한결 가깝고 자연스럽게 구현된다. 복잡한 표면의 질감과 빛의 변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강점이 있다.
현장에서는 4DGS와 함께 아티스트의 외형과 목소리, 말투를 복제한 'AI 아바타' 기술도 함께 시연됐다. 팬과 아티스트의 AI 아바타가 실시간으로 1:1 영상통화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강조해 온 컬처 테크놀로지(Culture Technology, CT)가 4DGS와 AI 아바타라는 두 갈래로 실현된 모양새다.
이 프로듀서가 내세우는 두 기술은 K팝 팬덤 비즈니스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기술이 고도화되면 인간이 과거를 마주하는 방식과 감정을 다루는 방식까지도 뒤바꿀 수 있다. 사진도 영상도 없던 과거에는 그림이나 기억을 통해 과거의 한순간을 머릿속에 그렸다. 20세기부터 지금까지는 평면의 2D 사진이나 영상을 보며 막연하게 그리움을 달랬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그리운 순간을 시공간째 기록해 언제든 그 공간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된다.
과거의 공간이 온전히 재현되고 그 안에 실존했던 인물의 AI 아바타와 함께하는 미래가 온다면, 이 기술은 인간을 '그리움'이라는 감정에서 일정 부분 해방시킬 가능성도 있다. 인간이 시간과 기억을 마주하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셈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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