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혜영이 '킬링타임'에 출연했다. / 사진제공=더타이틀
류혜영이 '킬링타임'에 출연했다. / 사진제공=더타이틀
배우 류혜영을 만나보니 캐스팅을 기다리는 대신 움직이는 사람에 가까웠다. 작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대중이 자신을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배우의 삶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있었다.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킬링타임'(감독 장준엽) 개봉을 준비하는 류혜영을 만났다. '킬링타임'은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인터넷 방송 크루 '킬링타임'이 재기를 위해 찾은 폐병원에서 의문의 존재에게 습격당하고, 무자비한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타임어택 스릴러다. 류혜영은 팀원의 죽음 이후 죄책감과 불안 속에서도 다시 대중의 사랑을 얻기 위해 '킬링타임'에 뛰어든 '연우'를 연기한다.
류혜영은 '킬링타임'에서 팀원의 죽음 이후 죄책감과 불안 속에서도 다시 대중의 사랑을 얻으려는 인물을 연기했다. / 사진제공=더타이틀
류혜영은 '킬링타임'에서 팀원의 죽음 이후 죄책감과 불안 속에서도 다시 대중의 사랑을 얻으려는 인물을 연기했다. / 사진제공=더타이틀
극을 이끄는 주연으로서 책임감도 남달랐을 터. 류혜영은 "몇 번째 롤이든 느끼는 책임감은 똑같다. 다만 이번에는 신인 배우들이 많아서 어떻게 하면 빨리 친해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함께 호흡을 맞춘 남윤수에 대해서는 "논란의 연속이었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류혜영은 "매 순간 놀라운 친구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떡볶이와 순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나와 무조건 반대되는 걸 선택할 것 같다. 홍보 활동을 하면서도 정말 반대되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류혜영이 20대 시절 자존감이 낮았다고 털어놨다. / 사진제공=더타이틀
류혜영이 20대 시절 자존감이 낮았다고 털어놨다. / 사진제공=더타이틀
류혜영과 남윤수는 실제로 여섯 살 차이다. 류혜영은 서른 살이 된 남윤수를 보며 자신의 서른 살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내가 서른 살이었을 때는 감정적으로 바닥을 찍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시간이기도 하다. 주변을 보면 대부분 그 시기에 괴로워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수는 나와 정말 다르다. 나무 같은 사람이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남윤수를 보며 자신의 서른 살을 돌아본 류혜영은 그 시기를 힘들게 지나온 배경에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20대 시절에 대해 "사회초년생이었을 때 세상을 너무 좋게만 바라봤던 것 같다. 세상에 대한 기대도, 나 자신에 대한 기대도 너무 컸다"며 "자신감이 많이 없고 자존감도 낮았던 상태라 세상에서 돌아오는 모든 것이 상처였다. 모든 게 가시처럼 느껴지고 아팠다"고 회상했다.

류혜영은 2015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똑 부러지고 강단 있는 성격의 성보라 캐릭터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한편으로는 큰 고민을 안기기도 했다. 류혜영은 "20대 중반에 성보라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면서 업계 관계자들도 나를 성보라로만 알고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캐릭터를 해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류혜영이 유튜브를 통해서도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사진=류혜영 유튜브 캡처
류혜영이 유튜브를 통해서도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사진=류혜영 유튜브 캡처
이러한 고민은 유튜브 채널 개설로도 이어졌다. 류혜영은 지난해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주변에서 유튜브를 해보라는 제안을 꾸준히 받았지만, 준비가 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류혜영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경제적인 이유였다. 그는 "돈을 벌고 싶었다.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창구를 만들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아직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포지션에 있는 배우는 아니다. 작품을 하면서 받는 개런티가 내 생활을 보장해 주는 정도도 아니다. 생활을 유지하려면 돈을 벌어야 하지 않나. 배우로서 다른 방법을 활용해 수입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는 팬들과의 소통이었다. 류혜영은 "작품을 계속하고 있지만 촬영한 작품들이 한꺼번에 공개될 수도 있고, 공개가 늦어지거나 아예 공개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나를 좋아하고 기다려 주시는 팬들에게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류혜영은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나서서 기회를 찾고 있었다. / 사진제공=더타이틀
류혜영은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나서서 기회를 찾고 있었다. / 사진제공=더타이틀
마지막 이유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직접 알리기 위해서였다. 류혜영은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나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단순히 성보라처럼 강한 캐릭터만 할 수 있는 배우가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나를 계속 노출시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활동에는 예상치 못한 변화도 따랐다. 류혜영은 "얼굴을 자주 비추다 보니까 악플도 많아졌다. '이것이 슈퍼스타의 삶인가' 싶었다"며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류혜영은 배우로서의 활동뿐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업계 관계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작품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활동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지금의 류혜영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