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황후'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 받았다. 사진은 '재혼 황후'의 주인공 신민아. /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재혼 황후'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 받았다. 사진은 '재혼 황후'의 주인공 신민아. /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열기는 영화의전당 안에서 분명했다. 그러나 행사장을 조금만 벗어나면 분위기는 달라졌다. 국제적 위상을 키운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제 마주한 과제는 영화제를 찾은 관객뿐 아니라 개최지 부산 시민들도 일상에서 체감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도 자리 잡는 것이다.
세계로 뻗은 BIFF, 부산의 일상까지 닿았나…시민 체감도는 '글쎄' [TEN스타필드]
지난 6일 시작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5일 막을 내린다. 올해 영화제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 공인 A-리스트 영화제로 선정됐으며, 경쟁 부문 대상작에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지는 등 국제적인 위상을 한층 높였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장이머우 감독, 배우 양자경 등 세계적인 영화인들도 부산을 찾았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 사진=텐아시아DB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 사진=텐아시아DB
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영화제 측에 따르면 오픈토크, 야외무대 인사 등 프로그램 이벤트 관람객은 개막 닷새 만에 5만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프로그램 이벤트 전체 관람객 수를 넘어섰다. 또 디즈니+ 시리즈 '재혼 황후'가 최초 공개되며 GV가 매진됐고 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 오픈토크에는 군 복무 중인 배우 이재욱이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행사장 곳곳은 수많은 관객으로 북적였다.

그러나 행사장 밖은 사뭇 달랐다. 취재 기간 영화의전당 인근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영화제가 한창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기사들을 여러 차례 만났다.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도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엇갈린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두고 시민들의 관심도는 엇갈렸다. / 사진=박의진 기자
부산국제영화제를 두고 시민들의 관심도는 엇갈렸다. / 사진=박의진 기자
4년째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고 있다는 부산 시민 A씨는 "올해 행사에서 사람이 더 많아진 걸 느꼈다"면서도 "나는 영화 관련 전공자라 매년 방문하지만,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의 관심은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부산영화제의 특색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영화의전당이 있는 센텀까지 교통이 불편하기도 하다"고 짚었다. 또 다른 부산 시민 B씨는 "영화제가 진행 중인 사실은 알았지만, 일상이 바빠 관심을 갖기 어렵다"며 "주변에는 영화제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털어놨다. 행사장 밖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의 반응은 영화제와 지역 주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일부 시민의 반응만으로 부산 시민 전체의 관심도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영화제 행사장의 열기와 부산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축제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관객 수만으로 지역 축제로서의 성과까지 판단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 사진=박의진 기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 사진=박의진 기자
영화제 측도 지역 주민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커뮤니티비프', 부산 곳곳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동네방네비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지고 있는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정미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지난 4일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8년부터 행사를 준비하면서 존재감 있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로 31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며 외연을 확장했다. 이제는 그 성과를 개최지 부산의 일상으로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가 또 하나의 과제다. 세계적인 영화인과 관객이 찾는 데서 나아가 부산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즐기는 축제로 자리 잡는다면 영화제의 의미도 한층 커질 수 있다. 지역 축제가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만큼, 영화의전당에서 확인된 열기가 부산 곳곳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