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빈 감독이 단 한 번도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티빙
윤영빈 감독이 단 한 번도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티빙
윤영빈 감독이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를 연출하면서 100장이 넘는 로또를 구매하거나 선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당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윤영빈 감독과 만나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위아래로 치이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팀장 공은태(이준혁 분)가 로또 1등에 당첨된 뒤, 사직서 대신 당첨금 13억원을 품고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근하는 K-직장인 오피스 드라마다.

윤 감독은 실제 로또 구매 경험에 대해 "예전에는 많이 샀지만 숱한 실패 끝에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로또를 선물로 정말 많이 받았다. 약 100장이 넘는 것 같은데 단 한 장도, 5000원조차 당첨되지 않았다"며 "이제 로또는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그런데도 작품에는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행운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윤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정말 열심히 산 사람에게 행운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행운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에게는 그 행운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를 현실을 반영하는 매체로 보는 시각도 있고, 현실을 선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각도 있다"며 "이번 작품은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을 잘 반영하되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행운이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윤영빈 감독이 단 한 번도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티빙
윤영빈 감독이 단 한 번도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티빙
윤 감독은 "개인적으로 숨겨놓은 장치들을 시청자들이 대부분 알아봐 줬다. 다만 아직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것들이 몇 가지 있다"고 밝혔다. 그중 하나로 2회에 등장한 양준호(서현우 분)의 장면을 꼽았다. 그는 "양준호가 공은태에게 욕을 먹은 뒤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장면이 있다. 그때 주변의 오브제를 활용해 머리 위에 천사 링처럼 보이는 형상을 만들었다"며 "넋이 나간 상태를 표현한 회심의 장면이었는데 아무도 알아보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회차별 제목의 색깔에도 의미를 담았다. 윤 감독은 "두 회차마다 제목의 색깔이 달라진다. 실제 로또 번호도 번호 대에 따라 색깔이 구분되는데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또 번호 중 40번 대는 빨간색인데, 제목에 빨간색을 사용하는 게 마음에 걸려 해당 부분만 흰색으로 바꿨다"며 미신을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작품 곳곳에 숨겨놓은 연출 장치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윤 감독은 "이스터에그 같은 요소는 알아보면 좋지만, 몰라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장치를 발견했다고 작품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다시 볼수록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회와 마지막 회인 10회의 수미상관 구조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두 회차에는 비슷한 장면이 등장하지만 대사 속 '오늘'이 '하루'로 바뀌는 차이가 있다. 윤 감독은 "'오늘'이라고 하면 그날 하루만 살아가는 느낌이 있고, '하루'라고 하면 매일매일의 오늘이 이어지는 느낌이 있다"며 "사전적인 의미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로 두 단어에 그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면의 구도에도 미세한 변화를 줬다. 그는 "처음에는 시간까지 맞춰서 모든 장면을 똑같이 촬영하려 했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의 핵심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 같지만 결국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면 마지막 장면도 조금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하게 차이가 나도록 컷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