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현성, 연상호 감독, 김현주가 영화 '실낙원'을 함께 작업했다.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배현성, 연상호 감독, 김현주가 영화 '실낙원'을 함께 작업했다. / 사진=텐아시아DB
연상호 감독이 '얼굴' 이후 1년 1개월 만에 새 영화를 선보인다. 이번에는 기묘한 모성애를 다룬 심리 스릴러다. 어머니가 직접 쓴 소설을 영화로 옮긴 '실낙원'에서 김현주와 배현성이 9년 만에 재회한 모자로 호흡을 맞췄다.

12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실낙원'(감독 연상호)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김현주, 배현성과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김현주 분)에게 죽은 줄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 분)가 기적처럼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다.

연상호 감독은 지난해 영화 '얼굴'에 이어 다시 한번 '창작자 연상호'의 색채가 강한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그는 "'얼굴'을 개인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때 얻은 용기로 '실낙원'을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좋은 영화 동료들과 즐겁게 촬영한 기억밖에 없다. 관객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무척 설레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은 연 감독의 어머니가 직접 쓴 소설에서 출발했다고. 연상호 감독은 "명절에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갔더니 어머니가 글 쓰는 게 어렵지 않냐고 물으셨다. 어렵지 않다고 말씀드렸더니 정말 글을 써오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세 편 정도를 쓰셨는데 그중 한 편만 샀다. 다른 작품들도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유독 기묘한 정서가 마음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제목에도 연 감독이 고민한 주제가 담겼다. 연 감독은 "전체적인 이야기를 대서사시 '실낙원'에 맞춰 구상하려고 했다"며 "사탄의 유혹에 빠진 이브가 사색을 하게 되고, 낙원에서 쫓겨나는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가 '실낙원'에서 아들을 잃은 엄마를 연기한다. / 사진=텐아시아DB
김현주가 '실낙원'에서 아들을 잃은 엄마를 연기한다. / 사진=텐아시아DB
김현주는 9년 전 아들을 잃고 AI 프로그램 '낙원의 아이들'을 통해 어린 시절 아들과 만나며 살아가는 류소영을 연기했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돌아오면서 혼란에 빠지는 인물이다. 김현주는 감정 소모가 큰 캐릭터였지만 촬영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 기간이 길어졌거나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많았다면 오히려 정신적으로 피폐해졌을 것 같다"며 "촬영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는 "연기할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특별한 의도를 두지는 않는다. 시나리오를 읽고 류소영이라는 인물이 가진 정보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 그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는 "연기하면서 딜레마에 빠지지는 않았다. 다만 류소영이 가진 신념을 따라가려면 진정성 있게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배현성이 영화 '실낙원'에 출연한다. / 사진=텐아시아DB
배현성이 영화 '실낙원'에 출연한다. / 사진=텐아시아DB
배현성은 9년 전 발생한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류선우를 맡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엄마에게 돌아오지만 어딘가 낯선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이다. 배현성은 "김현주 선배님과 감정적인 장면이 많았는데 선우는 말수가 적은 역할이다. 그래서 엄마가 하는 말과 눈빛을 잘 읽고 들으면서 반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외형에도 변화를 줬다는 배현성은 "선우가 오랫동안 집 밖에서 생활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 분장팀과 상의해 거친 느낌의 가발을 착용했고 야외 활동으로 얼굴에 주근깨가 많이 생겼을 것이라는 설정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배현성은 "대사보다는 서늘한 눈빛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선우가 엄마 근처에 나타날 때마다 차갑고 묘한 공기가 느껴졌으면 했다"며 "행동과 걸음걸이를 일부러 느리게 하면서 시선을 끌려고 했다"고 말했다.
'실낙원'을 선보이는 연상호 감독. / 사진=텐아시아DB
'실낙원'을 선보이는 연상호 감독. / 사진=텐아시아DB
이번 작품에는 배우 신현빈과 구교환도 힘을 보탰다. 신현빈은 내레이션을 맡았고 구교환은 엑스트라로 깜짝 등장한다. 연상호 감독은 "신현빈 배우가 후시녹음을 하러 왔을 때 영화 앞부분에 있는 내레이션을 부탁했던 것 같다"며 "구교환 배우는 '얼굴'에서 카페에 있는 사진으로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의상까지 챙겨 입고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엑스트라로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교환 배우가 쫑파티에도 참석했다. 워낙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장면이라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상호 감독은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배우들과 동아리 활동처럼 만든 작품"이라며 "늘 이렇게 만들 수는 없겠지만 굉장히 재미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1년에 한 번씩 이런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낙원'은 오는 21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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