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배우 김유정이 '2023 SBS 연기대상'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사진=텐아시아DB
배우 김유정이 '2023 SBS 연기대상'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사진=텐아시아DB
배우 김유정이 지난해 '친애하는 X'에 이어 올해 '100일의 거짓말'까지 연이어 흥행 성과를 거두며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예능 출연이 잦지 않은 가운데 작품 속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온 김유정이 2년 연속 여성 중심 서사를 이끌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김유정, '유퀴즈' 출연도 고사했다…2년 연속 흥행 청신호에 '믿보배' 굳히기 [TEN스타필드]
지난 11일 방송된 tvN 토일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2회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7.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첫 방송의 5.3%보다 2.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수도권에서는 평균 8.3%, 최고 9.4%까지 오르며 케이블·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방송 첫 주 만에 7%대를 돌파하면서 초반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100일의 거짓말'은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와 조선총독부 엘리트 통역관이 적의 심장부에서 마주하며 벌어지는 100일간의 첩보 로맨스다. tvN 개국 20주년 특별기획 작품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연출한 유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유정은 극 중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 이가경 역을 맡았다. 미국행을 꿈꾸던 이가경이 독립운동 세력의 작전에 휘말리면서 밀정의 길을 걷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뛰어난 생존력과 거침없는 행동력을 지닌 인물로, 극의 주요 사건을 이끌어간다. 특히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등 3개 국어를 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준비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연기 도전에 나섰다.
배우 김유정이 '100일의 거짓말' 주인공을 맡아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사진제공=tvN
배우 김유정이 '100일의 거짓말' 주인공을 맡아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사진제공=tvN
이번 작품의 초반 흥행은 지난해 '친애하는 X'에서 거둔 성과와 맞물려 의미를 더한다. 김유정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에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백아진을 연기했다. 기존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와 달리 냉정한 태도 이면에 감춰진 불안과 욕망을 표현하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과도 뚜렷했다. '친애하는 X'는 공개 당시 6주 연속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신규 유료 가입자 기여도 1위를 기록했다. 역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시청 시간과 완주자 수 부문에서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유정 역시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OTT 통합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두 작품은 장르와 캐릭터에서 차이를 보인다. '친애하는 X'에서는 인물의 어두운 내면을 중심으로 서사를 이끌었다면, '100일의 거짓말'에서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생존과 신념 사이에 놓인 인물을 연기한다. 서로 다른 여성 중심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연기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흥행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김유정은 평소 예능 출연이 잦지 않은 배우다. 통상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신작 공개를 앞두고 인기 예능을 통해 홍보에 힘을 싣는다. 반면 김유정은 이번에도 작품 관련 활동에 집중했다. 쿠팡플레이 '직장인들3'와 스페셜 예능 '100일의 거짓말: 비밀문서' 등에 출연했지만, 그 외 예능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김유정은 같은 방송사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측으로부터 꾸준히 출연 제안을 받아왔으나, 개인적인 시기와 상황을 고려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예능을 통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음에도 '100일의 거짓말'은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7%대를 돌파하며 초반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이는 김유정이 구축해 온 배우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예능에서 일상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기보다 작품마다 달라지는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는 점이다. 사생활을 노출하며 친숙함을 쌓기보다는 극 중 인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배우로서의 신비감을 유지하고 있다.
배우 김유정이 '100일의 거짓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tvN
배우 김유정이 '100일의 거짓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사진제공=tvN
김유정은 2003년 데뷔해 '동이', '해를 품은 달' 등에서 아역 배우로 활약했다. 이후 2016년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성인 주연 배우로서 흥행력을 입증했다. 이후 '편의점 샛별이', '홍천기', '마이 데몬'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에 버금가는 대표 흥행작을 확보하는 것은 과제로 남아 있었다.

그런 점에서 최근 2년간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친애하는 X'로 OTT에서 화제성과 시청 성과를 동시에 거둔 데 이어 '100일의 거짓말'로 안방극장에서도 순조롭게 출발했다.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익숙한 수식어를 넘어 다양한 장르를 책임지는 주연으로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다.

물론 '100일의 거짓말'은 이제 2회까지 방송된 만큼 최종 흥행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시청률 추이와 전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반부터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던 만큼 흥행의 관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잦은 예능 출연보다 작품 속 연기로 존재감을 쌓아온 김유정은 '잘 자란 아역 배우'를 넘어 '믿고 보는 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과정이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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