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첫 방송된 SBS 새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1회의 막은 당구장에서 올랐다.
한 남성이 갑자기 고꾸라지자 인턴 박태경(김우석 분)은 허둥대기만 했다. 그때 계수정(김지원 분)이 다가와 순식간에 응급처치를 끝냈다. 이름이 뭐냐는 박태경의 물음에 그가 남긴 건 두 팔로 그린 커다란 X자 하나였다.
첫 출근부터 병원장 김명섭(김종구 분)과 불꽃이 튀었다. 노인 담낭 환자의 배를 복강경 대신 굳이 열겠다는 원장 앞에서 회의실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침묵을 깬 건 계수정뿐이었다. "백만 년 만에 콜 받아서 신나신 것 같다"는 비아냥에 이어 "노욕이 지나치다"는 말까지 꽂히자, 계수정은 그대로 회의실 밖으로 끌려 나갔다.
배흥곤(이성욱 분)과 맞붙은 계수정은 "그냥 의사이기만 한 인간들. 너네 진짜 후져"라고 쏘아붙였다. 배흥곤이 반격할 틈은 없었다. 계수정은 가운을 벗어 던지고 문을 나섰고, 시곗바늘은 정확히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메스가 병변에 닿는 순간 환자가 쇼크에 빠졌고, 김명섭의 몸 한쪽도 굳으며 그대로 무너졌다. 교수들은 원장만 챙겨 수술실을 떠났다. 배가 열린 환자는 그렇게 버려졌다.
아수라장이 된 수술실 문을 다시 연 건 계수정이었다. 그의 첫 지시는 모두 새 장갑, 새 수술복으로 갈아입으라는 것이었다. 항알레르기 약물이 들어가자 환자는 고비를 넘겼고, 남은 수술도 그의 손끝에서 매듭지어졌다. 두 사람을 쓰러뜨린 범인은 라텍스였다. 이를 진작 눈치챈 계수정은 수술실에 들어서기 전 원장에게도 이미 약을 놓아둔 터였다.
판을 뒤집은 건 이 모든 장면을 말없이 지켜보던 부승권(손현주 분)이었다. 병상의 김명섭을 찾아간 그는 병원 돈을 둘러싼 약점을 하나하나 들추며 숨통을 조였고, 끝내 병원장 의자를 손에 넣었다.
새 병원장이 다시 부른 사람은 계수정이었다. 부승권은 "훌륭한 경력입니다. 그렇게 빠른 손은 본 적 없다"며 그를 한껏 띄웠다. 하지만 돌아선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건 전혀 다른 속내였다. 부승권은 "어차피 자르면 되는 꼬리다. 이 병원의 다른 문제들과 엮어서"라며 계수정을 이용할 계산을 숨기지 않았다.
조나연 텐아시아 기자 nyblueboo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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