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누리꾼들이 '나 혼자 산다' 김민 편을 두고 연출 의혹을 제기했다. / 사진제공=MBC
일부 누리꾼들이 '나 혼자 산다' 김민 편을 두고 연출 의혹을 제기했다. / 사진제공=MBC
배우 김민을 앞세워 시청률 반등에 성공한 '나 혼자 산다'가 또다시 연출 의혹에 휩싸였다. 이번 논란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김민 편이 실제로 연출됐는지가 아니다. 일부 시청자들이 로드뷰까지 동원해 방송 속 장면을 검증하고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앞선 조작 논란 이후 프로그램을 향한 신뢰가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보여준다.
조작 의혹 또 터진 '나혼산', 김민 연출설보다 씁쓸한 로드뷰 뒤지는 민심 [TEN스타필드]
최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김민은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약 90년 된 구옥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지인의 집에서 임시로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발전기를 가동하고 시멘트로 직접 집을 보수하는 등 투박한 일상을 보여줬다. 방송 직후 그의 꾸밈없는 생활이 화제를 모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장면이 방송을 위해 연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온라인에서는 이례적인 검증까지 벌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지난 7월 촬영된 로드뷰와 방송 화면을 대조하면서 집 주변 전봇대와 마당의 모습, 발전기 사용 장면 등을 하나씩 짚었다. 방송에서 잠시 지나간 장면까지 제작진의 개입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현재 공개된 정황만으로 김민 편이 연출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로드뷰만으로 해당 주택의 전기 공급 상태나 방송 촬영 당시 김민의 실제 생활 환경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출연자의 거주 공간과 주변 환경까지 추적되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이처럼 방송의 세부 장면까지 확인하고 나선 배경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나 혼자 산다'의 조작 논란 때문이다.

지난 8월 방송된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즉흥 여행' 편을 두고 연출 의혹이 제기되자 제작진은 처음에는 개입이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관련 정황이 잇따라 제시되자 두 번째 입장문을 통해 스태프 항공권을 사전에 발권하고 현지 촬영 협조를 요청하는 등 일부 사전 준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처음부터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제작진의 대응은 프로그램을 향한 불신을 키웠다.

시청률도 하락했다. '나 혼자 산다'는 지난 8월 21일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6.5%를 기록했지만 8월 28일 5%대로 내려갔고, 9월 11일에는 4%대, 9월 25일에는 3.5%까지 떨어졌다. 이후 김민이 새 출연자로 등장한 회차는 6%를 기록하며 한 주 만에 2.5%포인트 반등했다.
배우 김민은 '나 혼자 산다'에서 자유분방한 일상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 사진제공=MBC
배우 김민은 '나 혼자 산다'에서 자유분방한 일상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 사진제공=MBC
김민의 등장은 '나 혼자 산다'가 초창기 보여줬던 생활 밀착형 관찰 예능의 색깔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낡은 구옥을 직접 손보고 소박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스타들의 화려한 일상과는 다른 재미를 만들었고, 시청률과 화제성 회복에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시청률 반등과 신뢰 회복은 다른 문제다. 과거 '나 혼자 산다'를 둘러싼 논란이 주로 출연자의 행동이나 출연진 간 관계에서 비롯됐다면, 최근 조작 논란은 방송이 실제 상황을 얼마나 사실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졌다.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기준 자체가 달라진 셈이다.

김민 편을 둘러싼 반응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전이었다면 독특한 생활 방식으로 소비됐을 장면들이 이제는 "실제 생활이 맞느냐", "제작진이 만들어낸 설정은 아니냐"는 검증의 대상이 됐다. 새로운 출연자로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제작진을 향한 의심까지 거두지는 못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불신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방송 속 조금이라도 작위적으로 보이는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이 연출 여부부터 의심한다면 관찰 예능의 근간인 현실성과 몰입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나 혼자 산다'가 되찾아야 할 것은 시청률만이 아니다. 김민 편이 실제 연출됐는지보다 더 뼈아픈 것은 일부 시청자들이 방송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직접 검증에 나설 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다는 사실이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으려면 새로운 얼굴이나 화제성보다 제작 과정에 대한 일관되고 투명한 설명이 먼저 필요하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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