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의 '협반'과 장기용의 '돼지우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DB
장근석의 '협반'과 장기용의 '돼지우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DB
드라마 한 편이 시청자에게 공개되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배우 장근석의 '협반'은 촬영 도중 제작이 멈췄고, 장기용·차승원 주연의 '돼지우리'는 촬영을 모두 마치고도 공개되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편성을 확정한 작품들마저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면서 제작부터 편성, 흥행까지 드라마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장근석·장기용도 못 피했다…찍다가 멈추고 다 찍어도 못 트는 드라마 한파 [TEN스타필드]
장근석이 약 3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협반-보스가 우리집에 산다'(이하 '협반')는 지난 7월 이후 약 두 달째 촬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협반'은 조직의 보스가 평범한 가족의 집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장근석을 비롯해 이엘, 신은수, 최보민 등이 출연한다. 올해 촬영에 돌입했지만 제작비 집행에 문제가 생기면서 현재까지 촬영 재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용, 차승원의 '돼지우리'가 편성이 불발됐다. / 사진=텐아시아DB
장기용, 차승원의 '돼지우리'가 편성이 불발됐다. / 사진=텐아시아DB
장기용과 차승원이 주연을 맡은 '돼지우리'는 촬영을 모두 마치고도 편성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는 박희순, 노정의, 김대명 등도 출연한다. 지난 5월 본지 단독 보도에 따르면 '돼지우리'는 지난해 1월께 촬영을 마치고 OTT 공개를 추진했으나 편성이 불발됐다. 이후에도 플랫폼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공개가 장기간 미뤄지고 있다.

어렵게 편성을 잡는다고 끝은 아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시청자와 만났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작품도 나오고 있다.
어렵게 전파를 탄 '날아올라라 나비'와 '그래, 이혼하자'가 시청률 부진을 겪었다. / 사진=JTBC, KBS Drama
어렵게 전파를 탄 '날아올라라 나비'와 '그래, 이혼하자'가 시청률 부진을 겪었다. / 사진=JTBC, KBS Drama
김향기·최다니엘 주연의 JTBC '날아올라라, 나비'는 당초 2021년 방영을 목표로 제작됐지만 약 5년 만인 이달 19일에야 전파를 탔다. 그러나 시청률은 1%대에 머물고 있다. 이민정·김지석 주연의 '그래, 이혼하자' 역시 지난해 3월 촬영을 마친 뒤 편성 문제로 1년 넘게 표류하다 지난달 KBS Drama·Gtv를 통해 공개됐지만 전 회차 0%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들 작품의 부진을 편성 지연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작품의 완성도와 장르, 방송 채널, 편성 시간대 등 흥행을 좌우하는 변수는 다양하다. 다만 공개가 늦어질수록 제작 당시 형성된 기대감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고, 달라진 시장 환경 속에서 신작들과 새롭게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 위축된 드라마 제작 시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제작비는 상승하는 반면 제작 편수는 줄면서 방송사와 OTT 모두 작품 선택에 더욱 신중해졌다. 과거에도 편성 불발 사례는 있었지만 이제는 유명 배우가 출연하거나 촬영을 모두 마친 작품이라 해도 공개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편성이 미뤄지는 동안 작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제작 당시 신선했던 소재나 캐스팅이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질 수 있고, 초기에 형성된 대중의 관심도 식을 수 있다. 그사이 새로운 작품은 계속 등장한다. 뒤늦게 공개되는 작품으로서는 제작 당시와는 달라진 환경에서 다시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셈이다.

공들여 작품을 완성한다고 해서 곧바로 시청자를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제작 도중 멈추거나 촬영을 끝내고도 편성을 잡지 못하는 작품이 이어지고, 어렵게 공개된 이후에는 다시 흥행이라는 문턱이 기다린다. 기획과 제작, 편성, 공개까지 어느 단계도 안심할 수 없는 현실에 드라마 시장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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