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히어라는 다음 달 4일까지 서울숲씨어터 2관에서 공연되는 음악극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에서 까라마조프가의 둘째 딸 이반 역을 맡았다.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은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정원사 작가의 동명 웹툰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원작 속 형제들을 자매로 바꾸고 배경을 현대로 옮겨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네 인물의 욕망과 상처, 죄와 책임을 100분의 음악극으로 풀어낸다.
김히어라가 연기하는 이반은 까라마조프가의 둘째로, 늘 누군가의 이름 뒤에서 글을 쓰는 대필 작가다. 냉철한 이성을 앞세워 세상을 바라보며 감정과 욕망에 솔직한 첫째 드미트리, 신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 막내 알료샤와 달리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한다. 단단해 보이는 이성 이면에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죄책감과 불안이 자리한다.
김히어라는 절제된 말투와 서늘한 눈빛으로 이반의 냉철함을 표현하는 동시에 흔들리는 호흡과 표정으로 균열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순간에는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자신과 닮은 듯하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스메르쟈코프를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경계심과 불안의 충돌에 집중한다. 상대를 밀어내는 냉정함에서 점차 무너지는 과정까지 감정의 진폭을 촘촘하게 쌓으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한다.
김히어라는 오는 10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 무대에도 오른다.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은 사전 연출과 리허설 없이 배우가 공연 당일 처음 대본을 마주한 뒤 홀로 약 80분간 이끌어가는 1인극이다. 김히어라는 단 한 차례 공연을 통해 '까라마조프의 자매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히어라는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이사라 역을 맡아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학교폭력 의혹에 휘말리면서 활동에 제동이 걸렸고, 소속사 측은 김히어라와 의혹 제기 당사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각자의 삶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논란 이후 김히어라는 영화와 연극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드라마는 2023년 tvN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이후 약 3년째 공백이다.
김히어라가 출연하는 음악극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은 다음 달 4일까지 서울숲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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