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송된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이하 '탐비')의 '사건 수첩'에서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남편의 사연을 다뤘다. 서울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의뢰인은 부산에서 환자로 만난 아내와 장거리 연애 끝에 결혼했다. 이후 아내가 낯선 지역에서 혼자 육아를 하며 힘들어하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병원을 새로 열었다.
문제는 아내가 학창 시절 친구들과 다시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외출 중 연락이 잘 닿지 않는 일이 잦아졌고, 남녀가 함께하는 동창 모임에도 나갔다. 의뢰인은 어느 날 집 안 침대에서 아내의 남자 동창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향수 냄새를 맡은 뒤 외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아내가 친구들의 아이를 대신 돌보거나 장을 봐주는 모습이 확인됐다. 친구의 스마트워치를 대신 착용한 채 늦은 밤 공원을 반복해서 걷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같은 행동은 친구들의 외도를 숨겨주기 위한 것이었다.
아내는 친구들과 서로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는 이른바 '외도 품앗이'를 하고 있었다. 친구가 외도하는 동안 아이를 맡아주거나 위치 기록을 대신 남기는 방식이었다. 자신의 집을 친구들의 만남 장소로 제공한 적도 있었다. 의뢰인이 침대에서 맡았던 향수 냄새 역시 아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외도 과정에서 남은 것이었다.
남성태 변호사는 "결혼한 친구들끼리 외도 알리바이를 제공해주는 건 굉장히 흔한 일"이라며 "심지어 같이 유흥 업소를 가거나 서로의 불륜 상대를 교환해서 만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내 역시 외도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방송에서는 남편의 심한 의처증도 함께 다뤘다. 의뢰인은 아내가 외출할 때마다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위치를 추적했으며, 정수기 필터 교체를 위해 방문한 기사와의 관계까지 의심했다.
박민호 탐정은 "의처증 때문에 아내의 팬티 냄새까지 맡는 경우도 있다"고 실제 사례를 언급했다. 이후 의뢰인 부부는 이혼 소송에 들어갔고, 외도 품앗이에 가담했던 아내의 친구들도 결혼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가족이 헤어진 것은 일제강점기였다. 당시 의뢰인의 할머니 오빠가 조선인 학교를 운영하다 수감됐고, 이후 남은 가족들은 일본인들의 감시와 괴롭힘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할머니의 남동생 두 명이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갔고, 이후 분단으로 왕래가 막히면서 가족들은 서로 떨어져 살게 됐다.
오랜 기간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던 이들은 지인의 도움을 받아 한때 연락을 이어갔으나 1992년 이후 다시 소식이 끊겼다. 의뢰인의 할머니는 6년 뒤 동생들과 재회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부자 탐정단은 '할머니의 첫째 동생이 K대 교수였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학술 정보 페이지와 부고 기사 등을 확인하며 가족의 행적을 추적했다.
의뢰인의 탈북 과정도 전해졌다. 할머니의 동생들이 남한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은 북한에서 '월남자 가족'으로 분류돼 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의뢰인은 출신성분 탓에 진학과 취업, 결혼 등에 제약을 겪었다며 "나를 모르는 새 세상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고 탈북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경을 넘어 중국에 도착한 뒤에도 생활은 쉽지 않았다. 강제 북송을 피하기 위해 3년 동안 숨어 지냈고, 브로커 비용을 갚기 위해 식당에서 무보수로 일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제3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한 그는 "인천공항에 저녁에 도착했는데 불빛이 천국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국 생활 9년 차인 현재는 여러 자격증을 취득한 뒤 회사에 취업해 생활하고 있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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