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1박 2일 시즌4'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도 20일과 27일 2주 연속 결방했고, SBS '런닝맨' 역시 같은 기간 방송되지 않았다. '미운 우리 새끼', '개그콘서트',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도 아시안게임 중계 일정에 따라 한 차례 이상 자리를 비웠다.
정규 프로그램이 국제 스포츠 대회에 자리를 내주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마다 방송사들은 주요 경기를 생중계하기 위해 기존 편성을 조정해왔다. 2024 파리올림픽 당시에도 '런닝맨', '1박 2일'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이 결방했다. 이번 아시안게임만의 현상은 아니다.
그만큼 2~3주의 공백도 예전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 방송을 쉬는 동안 경쟁작에 시청자를 빼앗기는 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습관 자체가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시청자를 만나는 정규 예능에서 반복성과 익숙함은 중요한 경쟁력이다. 세 차례 연속 결방은 이런 시청 흐름을 끊을 수 있는 시간이다.
물론 장기 결방이 곧바로 시청자 이탈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고정 팬층이 탄탄한 장수 예능의 경우 몇 주간의 공백을 거친 뒤에도 시청층을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볼거리가 끊임없이 공급되는 상황에서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워도 되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예능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이 공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정규 방송을 쉬더라도 미방송분이나 디지털 콘텐츠, 스페셜 편성 등을 활용해 프로그램과 시청자의 접점을 이어갈 방법은 있다. 과거처럼 대형 스포츠 대회 기간에는 몇 주간 결방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콘텐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스포츠 중계의 경쟁력은 살리되, 그 과정에서 정규 프로그램이 쌓아온 시청 흐름까지 끊기게 해서는 안 된다.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인 만큼 장기 결방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시청자와의 접점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편성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