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이 이끄는 '놀면 뭐하니?'가 3주 연속 결방한다. / 사진=텐아시아DB
방송인 유재석이 이끄는 '놀면 뭐하니?'가 3주 연속 결방한다. / 사진=텐아시아DB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중계로 지상파 예능이 줄줄이 자리를 비우고 있다. 짧게는 한 주, 길게는 3주간 방송을 쉬는 프로그램도 나왔다. 국제 스포츠 대회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OTT와 유튜브로 시청자의 선택지가 크게 늘어난 지금 장기 결방이 갖는 의미는 과거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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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유재석이 진행하는 MBC '놀면 뭐하니?'는 지난 19일과 26일에 이어 다음 달 3일까지 3주 연속 결방한다.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역시 21일과 28일 2주 연속 방송을 쉬었다.

KBS2 '1박 2일 시즌4'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도 20일과 27일 2주 연속 결방했고, SBS '런닝맨' 역시 같은 기간 방송되지 않았다. '미운 우리 새끼', '개그콘서트',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도 아시안게임 중계 일정에 따라 한 차례 이상 자리를 비웠다.

정규 프로그램이 국제 스포츠 대회에 자리를 내주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마다 방송사들은 주요 경기를 생중계하기 위해 기존 편성을 조정해왔다. 2024 파리올림픽 당시에도 '런닝맨', '1박 2일'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이 결방했다. 이번 아시안게임만의 현상은 아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중계로 지상파 예능이 대거 결방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중계로 지상파 예능이 대거 결방했다.
달라진 것은 시청 환경이다. 과거에는 즐겨보던 예능이 쉬면 다음 방송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대신할 콘텐츠가 넘쳐난다. 넷플릭스와 티빙, 쿠팡플레이 등 OTT는 기존 일정대로 신작을 공개하고 유튜브에도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진다. 시청자가 특정 프로그램의 방송 재개만을 기다릴 이유가 줄었다.

그만큼 2~3주의 공백도 예전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 방송을 쉬는 동안 경쟁작에 시청자를 빼앗기는 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습관 자체가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시청자를 만나는 정규 예능에서 반복성과 익숙함은 중요한 경쟁력이다. 세 차례 연속 결방은 이런 시청 흐름을 끊을 수 있는 시간이다.

물론 장기 결방이 곧바로 시청자 이탈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고정 팬층이 탄탄한 장수 예능의 경우 몇 주간의 공백을 거친 뒤에도 시청층을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볼거리가 끊임없이 공급되는 상황에서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워도 되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KBS가 지난달 28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 사진제공=KBS
KBS가 지난달 28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 사진제공=KBS
그렇다고 방송사가 아시안게임 중계를 포기하기도 어렵다. 대형 스포츠 경기는 여전히 많은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을 수 있는 콘텐츠다. 특히 국가대표 경기는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려는 수요가 크다. 방송사로서는 스포츠 중계 역시 포기하기 어려운 경쟁력이다.

예능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이 공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정규 방송을 쉬더라도 미방송분이나 디지털 콘텐츠, 스페셜 편성 등을 활용해 프로그램과 시청자의 접점을 이어갈 방법은 있다. 과거처럼 대형 스포츠 대회 기간에는 몇 주간 결방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콘텐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스포츠 중계의 경쟁력은 살리되, 그 과정에서 정규 프로그램이 쌓아온 시청 흐름까지 끊기게 해서는 안 된다.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인 만큼 장기 결방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시청자와의 접점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편성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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