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0일 첫 방송 되는 tvN 20주년 특별기획 새 토·일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은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와 조선총독부 엘리트 통역관이 적의 심장부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100일간의 첩보 로맨스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연출한 유인식 감독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집필한 류보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류 작가는 주인공 가경 역을 맡은 김유정에 대한 높은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가경'의 연기력과 거짓말 실력이 큰 개연성이기도 한 만큼, 드라마 속 인물과 시청자를 모두 '홀릴' 수 있는 배우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성실함, 진폭이 큰 캐릭터의 변화를 설득해 낼 폭발적인 힘까지 갖춘 배우여야 했는데 그 답이 김유정 배우였다"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연기자로 데뷔한 초기부터 거의 모든 작품을 보고 응원한 배우인데도 '100일의 거짓말'에서 '태웅'을 연기한 박진영 배우의 눈빛, 얼굴, 목소리에 몇 번이나 가슴이 설레고 눈물이 고였는지 모른다"며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사람으로 나타난다면 박진영 배우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김현주에 대해서는 전작에서 쌓은 신뢰를 강조했다. 류 작가는 "비극적인 사연, 애달픈 멜로, 저격수로서의 액션까지 모두 소화해야 하는 '소란' 역에는 다른 사람을 떠올릴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소란은 복수를 위해 총을 잡았지만, 단순히 강인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다. 가경과의 로맨스, 필립과의 멜로는 물론이고 한 인간으로서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인물"이라며 김현주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무생은 필립 역의 1순위였다고 밝혔다. 류 작가는 "냉정한 사람의 얼굴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그 결을 조심스럽게 쌓아갈 수 있는 배우라고 믿었기에 필립을 부탁드렸고, 촬영하는 내내 이무생 배우는 필립의 고뇌를 온전히 담아 주셨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일본어 연기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류 작가는 "평상시 모습과 카메라 앞의 모습이 180도 달라지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특히 일본어 연기를 위해 일본에서 두 달간 생활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작품에 임해주셨다"고 전했다.
'100일의 거짓말'은 독립군이 조선총독부에 심은 밀정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했다. 류 작가는 "일제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보낸 밀정들 때문에 독립운동가들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만약 우리도 일제의 심장부에 밀정을 보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던 어린 소녀를 밀정으로 설정했다. 그는 "세상이 보잘것없다고 여기는 소매치기 소녀가 그 세상의 꼭대기에 있는 조선총독부를 뒤흔드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통역'도 주요 장치로 활용된다. 류 작가는 "통역은 말하는 이의 진실과 비밀을 들여볼 수 있는 자리인 동시에, 마음만 먹는다면 그 진실을 거짓으로 가공해 반대편에 전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이어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각자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종류가 다르다"며 "이런 언어 능력의 불균형과 비대칭이 극에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를 자아내고 첩보와 로맨스에도 아슬아슬함을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품을 집필하는 과정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이 자기 삶을 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류 작가는 "'100일의 거짓말'을 쓰던 시간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맴돌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결국 내가 도달한 곳은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나는 죽더라도 내 목숨보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찬란한 빛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뻔한 말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랑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라며 "그 마음이 암흑의 시기에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께 밝은 횃불이 되어주었던 게 아닐까. '100일의 거짓말'을 쓰는 내내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유인식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전생에 독립운동이라도 했는지,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하게 되었고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류 작가는 "사극이나 시대극, SF에는 '지금'의 우리가 이 이야기를 왜 보아야 하는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 삶은 우리가 속한 사회와 공동체, 그리고 시대와 떨어져 있지 않다"고 작품에 담은 의미를 설명했다.
'100일의 거짓말'은 10월 10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 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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