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어린 시절 생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사진=텐아시아DB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어린 시절 생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사진=텐아시아DB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어린 시절 생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지난 20일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시리즈 '시대목격'에서는 데뷔 29년을 맞은 김윤아의 음악 인생과 그가 지나온 시간이 조명됐다.

이날 김윤아는 어린 시절 집 안에서 반복된 폭력 탓에 늘 불안 속에서 지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릴 때는 시간이 영원히 가지 않아서 과연 미래가 올까 생각했다. 언제 사건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과 자신이 처한 현실 사이에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김윤아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의 이야기가 너무 시시했다. 나는 매일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분으로 사는데 친구들의 고민은 닿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어린 시절 생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사진-EBS 방송 화면 캡처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어린 시절 생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사진-EBS 방송 화면 캡처
김윤아는 "초등학교 2, 3학년 때쯤 설거지하다가 비누를 덜 닦았다는 이유로 생부에게 폭행당했다"며 "갑자기 벼락이 내려오는 거다. '왜 이렇게밖에 못 하냐'고 했다"고 떠올렸다.

당시에는 폭력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인데 당연히 못 하는 거다. 지금은 안다. 그런데 그때는 '내가 정말 잘못했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폭력은 일상 곳곳에서 이어졌다. 명절에 전을 부치다가 굴전을 태웠다는 이유로 뺨을 맞기도 했다. 생부가 목공소에서 굵기가 다른 매를 맞춰오면 언제 그것으로 맞게 될지 몰라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고도 털어놨다.

김윤아는 "생부가 무척 폭력적이었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폭력의 피해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집 밖에서 생부는 자녀에게 잘하는 아버지로 비쳤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쌓인 증오는 그의 음악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윤아는 생부가 세상을 떠난 뒤 오히려 혼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는 이 사람을 증오하면서 평생 음악을 만들어왔는데, 증오할 대상이 죽어버려서 '나는 이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누군가를 증오하는 일이 힘들지 않으냐고 묻자 김윤아는 "증오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증오는 힘이 된다. 가장 강한 힘"이라고 답했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감정이 오랜 음악 활동의 한 원동력이 됐음을 짚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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