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X형사2' 종영 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정은채를 만났다. '재벌X형사2'는 철부지 재벌 3세가 강력팀 형사가 되어 보여주는 플렉스 수사기다. 정은채는 강력1팀을 새롭게 이끄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리더 주해라 팀장 역을 맡았다.
시즌1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박지현(이강현 역)이 하차한 뒤 새 주역으로 투입된 만큼, 정은채의 어깨는 무거웠다. 그는 "이미 팀원들과 환경이 단단하게 구축돼 있는 상태에서 나만 새롭게 투입된 인물이라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며 "팀원들과 현장 환경에 빠르게 녹아들고 흡수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다행히 현장에서 처음부터 너무 따뜻하게 반겨주셔서 편안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재벌X형사2' 시청률 레이스는 순탄치 않았다. 동시간대 경쟁작이었던 MBC '유부녀 킬러'가 매회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재벌X형사2'는 줄곧 6~7%대 박스권에 갇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유부녀 킬러' 종영 직후 방송된 13회에서 9.4%로 껑충 뛰더니, 마지막 14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1.8%를 돌파하며 '빈집털이'에 성공했다. 이는 '유부녀 킬러' 최고 시청률인 10.7% 보다도 높은 수치다.
'정년이' 문옥경에 이어 '재벌X형사2' 주해라까지, 유독 선망을 자아내는 멋진 캐릭터를 소화하며 '여심 킬러'로 떠오른 정은채. 그는 "시나리오를 보면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지만 각자의 매력이 있지 않나"라며 "이 인물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선망할 수 있는 캐릭터에 자연스레 눈이 가는 것 같다. 어떤 특정 시기부터 끌렸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미소 지었다.
진이수 역의 안보현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멜로보다 '브로맨스'에 가까웠다고 짚었다. 그는 "오히려 담백하고 신선한 케미였다. 대본 지문에도 없는 찰나의 리액션과 표정들을 보현 씨가 기가 막히게 살려줬다. 방송을 보면서 '이 관계가 이렇게 변화하는구나'를 느끼며 감탄했다"며 "보현 씨가 현장에서 타이틀롤로서 중심을 워낙 든든하게 잡아줘서 나는 성실하고 흔들림 없는 태도로 약속을 지키는 데 집중했다"고 파트너를 치켜세웠다.
올해 SBS 연기대상에서의 수상 가능성을 묻자 정은채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개인적인 상 욕심은 전혀 없다. 누구라도 받으면 너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팀워크상은 받고 싶다"면서도 "아, '김부장'이 있구나"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시즌3에 대해서는 "마지막 엔딩이 끝이 아니라 내일을 향해 계속 뛰어가는 열린 결말이라 뭉클했다. 제안이 온다면 기꺼이 감사한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며 열린 태도를 보였다.
"배우로서는 언제나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이고 싶어요. 그동안 멋진 캐릭터들을 많이 만났던 건 큰 행운이었죠. 이제는 조금 허술하고 귀엽고, 밝고 평범한 인물도 해보고 싶어요. 나이가 들수록 멋있음이나 예쁨을 다 덜어낸, 지금의 제 실제 모습과 닮은 민낯 같은 얼굴을 대중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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