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두 사람의 경쟁 구도다. 비오는 자신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정요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열등감과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 정요 역시 비오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외면했던 피아노와 다시 가까워진다. 서로를 이기고 싶어 하면서도 누구보다 상대의 재능을 인정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관계가 이야기를 끌고 간다.
제목인 '포핸즈' 역시 두 명의 연주자가 한 대의 피아노를 함께 연주하는 방식을 뜻한다. 각자의 연주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는 음악을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듯 비오와 정요 역시 경쟁을 거듭하며 서로의 성장을 자극한다.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이 단순한 우정이나 라이벌 관계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점도 재미를 더한다.
'포핸즈'는 3.4%의 시청률로 출발한 뒤 2회 5.9%까지 상승했고, 6회에서는 7.3%로 자체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9월 2주차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에서도 1위에 올랐으며, 출연자 화제성에서는 이준영과 송강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작품과 배우 모두 화제성 상위권을 휩쓸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기존 인물들의 달라진 위치와 새롭게 합류한 인물들이 맞물리며 관계가 한층 다양해졌다. 신병이었던 박민석(김민호 분)은 상병이 돼 후임들을 이끌고, 말년 병장이었던 최일구(남태우 분)는 하사로 돌아왔다. 여기에 새 대대장 변혁진(이현균 분)과 신병 김현욱(이원정 분) 등이 합류하면서 선후임과 동기, 병사와 간부 사이의 갈등과 우정이 더욱 촘촘하게 그려졌다.
기존 인물의 위치를 바꾸고 새로운 인물을 더하는 방식은 '신병' 시리즈가 꾸준히 활용해온 강점이기도 하다. 익숙한 캐릭터를 반복해서 소비하는 대신 새로운 인물과 관계를 맺게 하면서 매 시즌 다른 갈등과 웃음을 만들어왔다. 선임과 후임, 동기, 간부와 병사 등 군대에서 형성되는 다양한 관계를 활용해 시즌이 거듭될수록 이야기를 확장하고 있다.
과거 드라마에서 '케미'는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설명할 때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드시 사랑이 전제되지 않더라도 인물 사이에 충분한 서사가 쌓이면 그 관계만으로 극을 이끄는 힘이 생긴다. '포핸즈'에서는 서로의 재능을 가장 잘 알기에 생기는 동경과 질투가, '신병4'에서는 함께 생활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 겪는 충돌과 이해가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두 작품의 흥행을 동성 캐릭터 간 케미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포핸즈'에는 클래식 음악과 청춘 성장물이라는 소재가 있고, '신병4'에는 네 시즌 동안 쌓아온 캐릭터와 팬층이 있다. 다만 남녀 간 사랑이 아니어도 인물 사이에 충분한 서사가 쌓인다면 그 관계 자체가 작품의 주요 재미가 될 수 있다. '포핸즈'와 '신병4'에 이어 또 어떤 작품이 동성 캐릭터 간 관계성을 앞세워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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