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pa Giselle Wearing Shirt Featuring XXXTENTACION's Mugshot and Night Stalker Shirt Instagram Upload / @aerichandesu on Instagram
aespa Giselle Wearing Shirt Featuring XXXTENTACION's Mugshot and Night Stalker Shirt Instagram Upload / @aerichandesu on Instagram
걸그룹 에스파(aespa)의 지젤이 폭력적인 이미지를 미학적 요소로 활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총기·혈흔·실제 강력범죄 관련 인물이 글로벌 젊은 층에게 시각적 콘텐츠로 소비되는 현상에 대한 비판적 화두도 함께 떠올랐다.

이번 논란은 최근 지젤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이트 스토커'로 알려진 미국의 연쇄살인범 리차드 라미레즈(Richard Ramirez)의 얼굴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지젤이 직접 해당 티셔츠를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판의 초점은 실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의 이미지가 SNS를 통해 공유됐다는 데 맞춰졌다. 네티즌들은 라미레즈의 범죄 이력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언급하며, 실제 폭력과 결부된 상징이 역사적 맥락에서 분리된 채 패션 아이템이나 시각적 이미지로 소비되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에스파 지젤, 연쇄살인범 얼굴이 패션인가…총기·혈흔 반복 노출에 우려
해당 게시물을 계기로 지젤이 과거 공유하거나 공개적으로 관심을 나타냈던 이미지들도 다시 주목받았다. 일부 팬들은 총기류나 흉기, 피가 묻은 의상 등이 포함된 사진을 비롯해 그가 평소 보여온 어둡고 반항적인 비주얼 취향을 언급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수십 년간 음악과 패션, 영화계에서 활용돼 온 서브컬처적 미학의 범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젤이 과거 착용했던 티셔츠에 미국 래퍼 엑스텐타시온(XXXTENTACION)의 머그샷이 새겨져 있었다는 점도 함께 소환됐다. 본명이 자세 온프로이인 그는 2018년 사망 전 임산부 가중 폭행, 교살을 동반한 가정 폭력, 불법 감금 등 여러 강력범죄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사후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전 연인을 향한 폭력을 시인하는 내용도 담겨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아티스트가 호러나 다크한 비주얼 콘셉트, 비정형적 이미지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무기가 포함된 이미지를 게시했다고 해서 실제 폭력을 지지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예술적·개인적 표현을 작품이나 이미지 속 묘사 대상에 대한 무조건적인 옹호와 동일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팬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이러한 이미지들이 본래의 맥락을 잃은 채 단순히 '멋지다'(cool)는 이유로 반복 소비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총기는 패션 액세서리가 되고, 혈흔은 장식적 요소로 전락하며, 범죄자의 머그샷은 티셔츠 그래픽으로 치환된다. 실제 폭력을 저지른 범죄자의 형상마저 얼터너티브 패션의 일부로 소비되는 사이, 그 뒤에 가려진 피해자들의 고통과 역사적 비극은 시야에서 지워질 수 있다. 전 세계 수천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K팝 아이돌이 이러한 이미지를 공유할 경우 파급력은 더욱 복잡해진다.
에스파 지젤, 연쇄살인범 얼굴이 패션인가…총기·혈흔 반복 노출에 우려
성인인 지젤에게는 자신이 관심 있는 음악과 영화, 패션, 이미지를 자유롭게 향유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그의 개인 SNS를 일반인의 사적인 계정과 완전히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 게시물 하나하나가 전 세계 팬들에게 즉각 노출되고, 특히 아이돌을 롤모델로 삼아 패션과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10대 청소년층에게도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본질은 총기, 혈흔, 폭력의 이미지가 맥락 없이 지속적으로 제시될 때 그 이면의 비극이나 파장은 망각된 채 반항적이고 힙한 패션 스타일로만 인식될 위험이 커진다는 데 있다. 특히 총기 폭력이 단순한 시각적 유희가 아니라 실재하는 생명의 위협이자 사회적 참사인 국가의 팬들에게는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논란이 된 리차드 라미레즈 티셔츠는 스트리트 브랜드 퍽킹 어썸(Fucking Awesome)의 '루 리드 티(Lou Reed Tee)'로 출시된 제품이다. 지젤이 직접 착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는 실제 폭력에서 기인한 상징이 패션과 인터넷 문화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본래의 폭력성이 얼마나 손쉽게 희석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표현의 자유와 대중적 파급력에 대한 책임 의식은 반드시 대립하는 개념만은 아니다. 지젤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아이돌이 입고 듣고 공유하는 모든 것이 빠르게 모방 소비되는 거대한 플랫폼을 가졌을 때, 그 영향력을 얼마나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지를 시사한다. 어두운 미학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실재하는 범죄와 폭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경각심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Guzman Gonzalez Hannah 텐아시아 기자 hannahglez@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