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발라드2'가 오는 10월 5일 첫 방송된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안정현 PD, 정익승 CP. / 사진제공=SBS
'우리들의 발라드2'가 오는 10월 5일 첫 방송된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안정현 PD, 정익승 CP. / 사진제공=SBS
SBS '우리들의 발라드2'(이하 '우발라2')가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초대형 오디션 프로젝트'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앞세우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정작 제작진이 내놓은 청사진은 두루뭉술했다. 길어진 답변 속 알맹이 역시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우발라2' 정익승 CP, 안정현 PD를 만났다. 다음달 15일 첫 방송되는 '우발라2'는 1985년부터 2025년까지 40년을 아우르는 명곡을 재해석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이 18.2세에서 17.9세로 낮아졌고, 탑백귀(심사위원) 대표단에 문근영, 주우재, 로이킴이 새롭게 합류해 기존 멤버인 전현무, 정재형, 차태현, 박경림, 정승환과 8인 체제로 꾸려졌다.
'우리들의 발라드2'를 맡은 정익승 CP는 "시청률은 우리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SBS
'우리들의 발라드2'를 맡은 정익승 CP는 "시청률은 우리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SBS
이날 정익승 CP는 취재진의 질문마다 장황한 답변을 늘어놓았지만, 정작 본질적인 핵심은 짚어내지 못했다. 정 CP는 "앞선 시즌이 성공하면 다음 시즌에 한끗 다른 것들을 만들어야 하기에 기획 단계부터 고민이 많아진다"고 운을 뗐지만, 시즌2만의 차별점과 새롭게 시도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애써 뭔가 만들거나 하려 하지 말자는 게 결론이었다. 차이를 찾기 위해 장치를 설치하고 걷어내는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프로그램 방향과 멀어질 수 있어 좋은 목소리를 찾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달성하고 싶은 성과와 목표 시청률을 묻는 질문에서도 현실적인 지표 대신 추상적인 감상에 머물렀다. 정 CP는 "시청률은 우리 영역이 아니다. 1년만 지나도 시청률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며 "10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건 녹화장에서 쾌감이 느껴지는 순간을 지켜봤고, 이를 사람들에게 보여줬을 때 오는 반응뿐이다. 이번 시즌에서도 1라운드 때 그런 무대가 나왔다"며 답을 비켜갔다.
'우리들의 발라드2'를 연출한 안정현 PD. / 사진제공=SBS
'우리들의 발라드2'를 연출한 안정현 PD. / 사진제공=SBS
제작진이 자부하는 시즌1의 성적표는 역설적으로 프로그램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최고 시청률 6.0%를 기록하고 5% 안팎을 유지한 것은 표면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치다. 그러나 수치에 비해 경연 참가자 개개인을 향한 대중의 몰입이나 팬덤 형성은 부족했다. 시청자들에게 누구를 응원하고 투표할지 경쟁을 유도하는 서바이벌 오디션이라기보다, 익숙한 옛 발라드를 편하게 틀어놓고 감상하는 음악 예능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자연히 방송이 끝난 후 가요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스타도 찾기 힘들다. 과거 SBS 간판 오디션이었던 'K팝스타'가 악동뮤지션, 이하이, 정승환 등 종영 후에도 음원 차트와 가요계를 휩쓸었던 뮤지션들을 줄줄이 탄생시킨 것과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실제로 '우발라' 시즌1 초대 우승자 이예지를 비롯해 이지훈(2위), 천범석(3위), 최은빈(4위), 홍승민(5위), 송지우(6위) 등 TOP6는 종영 후 대중의 기억 속에서 빠르게 잊혀졌다. 단발성 갈라 무대와 클립 영상 속 반짝 화제에 그쳤을 뿐, 대중가수로서 음원 차트나 주요 방송 무대에 안착하지 못했다.
'우리들의 발라드2'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고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우리들의 발라드2' 티저 영상 캡처
'우리들의 발라드2'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고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우리들의 발라드2' 티저 영상 캡처
그럼에도 시즌2 역시 우승 상금은 '0원'이다. 정 CP는 상금이 없는 이유를 묻자 과거 'K팝스타' 시절을 언급하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우승자와 상금을 받지 못한 이들을 비교했을 때, 상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수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주춧돌을 놔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SM C&C와 전속계약을 맺고 새로운 전담 TF팀을 신설해 촘촘한 데뷔 플랜과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지원책의 실효성에도 짙은 물음표가 남는다. 시즌1에서 스튜디오프리즘, SM C&C와 함께 공동 제작을 맡았던 대형 음반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이번 시즌에는 제작에서 빠지면서다. 음반 제작과 가요계 네트워크의 핵심 축이었던 SM엔터테인먼트가 손을 뗀 상황에서, 예능인 및 배우 매니지먼트 중심인 SM C&C가 신인 가수의 음악적 육성과 데뷔 플랜을 얼마나 전문적으로 굴려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 CP는 "작년에 SM C&C는 신인을 발탁해 운영해보는 경험을 처음 겪어봤다"며 보강을 약속했지만, 결국 뚜렷한 성과나 검증된 시스템 없이 또다시 모험을 감행하는 셈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은 무대 위 일회성 카타르시스가 아닌 종영 후 가요계를 이끌어갈 '스타의 탄생'이다. 장황한 감상에 그친 '우발라2'가 이번에는 진짜 가수를 배출할 수 있을지, 제작진의 호언장담이 길어질수록 물음표가 남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