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오와 계약한 차준환, SM C&C와 계약한 김아랑. 스포츠 선수와 연예기획사 간 전속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텐아시아DB
판타지오와 계약한 차준환, SM C&C와 계약한 김아랑. 스포츠 선수와 연예기획사 간 전속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텐아시아DB
스포츠 스타들이 연이어 연예기획사와 손을 잡고 있다. 선수 시절 쌓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방송·예능·유튜브·광고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연예기획사들에게 스포츠 스타 영입은 또 하나의 매니지먼트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재균·차준환→김아랑 줄줄이 'K엔터' 입사…'스포테인먼트 제국' 형성 기대 [TEN스타필드]
17일 방송인 강호동, 전현무, 서장훈 등이 소속된 SM C&C는 김아랑과의 전속계약 소식을 알렸다. 소속사 측은 김아랑을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김아랑은 선수 생활 중 이미 '유 퀴즈 온 더 블럭', '놀면 뭐하니?',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아는 형님' 등 다수의 예능에 출연하며 운동뿐 아니라 패션과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다. 제약을 비롯해 가전, 의류, 음료 등 여러 분야의 광고도 찍었다.

김아랑은 개인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영상을 통해 운동과 뷰티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올리며 소통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전 프로야구 선수 황재균이 SM C&C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황재균은 오랜 선수 생활을 통해 인지도를 확보한 데다 은퇴 후 여러 방송과 콘텐츠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SM C&C 측은 계약 체결 당시 황재균에 대해 "스포츠 스타를 넘어 방송인으로서도 경쟁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피겨 왕자' 차준환은 지난 4월 배우 차은우, 김선호, 문가영 등이 속한 판타지오와 손을 잡았다. 차준환은 아역배우 경험까지 갖춘 만큼 스포츠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활동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큰 인물로 꼽힌다.

이 외에도 축구 국가대표 선수 이강인이 배우 박보검, 그룹 빅뱅 멤버 태양, 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 등이 소속된 더블랙레이블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또 메이저리거 이정후도 지난 5월 가수 지드래곤이 소속된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손을 잡았다. 올해 들어 종목을 가리지 않고 대형 스포츠 스타들의 연예기획사행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차준환이 엔터 회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성진우 역을 연기하고 있다. / 사진제공=판타지오
차준환이 엔터 회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의 주인공 성진우 역을 연기하고 있다. / 사진제공=판타지오
연예기획사 입장에서 스포츠 스타의 가장 큰 자산은 이미 형성된 '대중성'이다. 이들은 아이돌이나 신인 배우와 달리 오랜 기간 여러 경기와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 각인했다. 올림픽이나 국제대회 등 대형 이벤트를 거치며 확보한 인지도는 방송·광고·디지털 콘텐츠 등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기에도 유리하다.

무명 신인을 발굴해 스타로 성장시켰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스포츠 스타를 영입해 새로운 콘텐츠 IP로 확장하는 전략이 가능해진 셈이다. 스포츠 스타의 대중성을 활용할 수 있는 무대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진 것도 이러한 영입을 가속하는 배경이다.
전 야구선수 황재균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일루황'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사진=황재균 유튜브 채널
전 야구선수 황재균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일루황'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사진=황재균 유튜브 채널
이 같은 전략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경계가 흐려진 환경도 있다. 과거에는 스포츠 선수의 매니지먼트가 경기 일정과 광고, 스폰서십 등을 관리했지만 최근에는 유튜브와 OTT, 웹예능, 각종 방송 등 선수 개인의 콘텐츠 활동 자체가 하나의 사업 영역이 됐다.

은퇴한 선수에게도 이 같은 변화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제한적이지만, 대중에게 알려진 이름과 캐릭터는 은퇴 후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포츠 선수의 연예 활동이 광고와 방송 출연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선수 자체가 하나의 IP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선수들은 스포츠 외적인 활동에서도 상당한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 스타 영입이 이어지면서 K엔터테인먼트가 품는 스타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경기장에서 이미 스타가 된 선수들의 이름과 서사, 전문성까지 하나의 콘텐츠 IP가 되는 시대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 단순한 방송 출연을 넘어 새로운 '스포테인먼트'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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