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과 만나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김재철과 만나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배우 김재철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그간 무게감 있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는 뻔뻔하고 얄미운 주보성으로 변신해 능청스러운 연기부터 망가짐을 불사한 표정 연기까지 보여줬다.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인 그의 도전은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라는 성과로도 이어지며 값진 결실을 맺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이하 '지금 불륜')에 출연한 김재철을 만났다.

'지금 불륜'은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박경희(김혜수 분)·임재홍(김지훈 분) 부부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 안수정(조여정 분)·주보성이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비밀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다. 김재철은 안수정의 전남편이자 피부과 의사 주보성 역을 맡았다.
'지금 불륜' 주보성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김재철.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지금 불륜' 주보성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김재철.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주보성은 김재철이 그간 보여준 캐릭터와 사뭇 달랐다. 뻔뻔하고 얄미운 데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찌질한 모습까지 거침없이 보여준다. 김재철은 "대본을 보면서 즐거운 마음 반,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반이었다. 그래도 내가 해보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캐릭터였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간 무게감 있거나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지만 김재철에게 코미디는 낯선 장르가 아니었다. 김재철은 "드라마를 하기 전 대학로에서 연극을 할 때 코미디와 망가지는 역할을 많이 했다"라며 "주보성에게도 그런 부분이 녹아 있어 반가웠다. 언젠가는 이런 캐릭터가 오지 않을까 생각했고, 기회가 오면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망가지는 모습을 과감하게 보여준 김재철은 "연기하다 보니 평소에는 짓지 않는 표정들이 나왔다. 스스로도 '많이 못생겨 보이겠다' 싶었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이 작품을 위해서는 그런 것까지 다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8부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장면은 나도 내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긴 터널을 지난 끝에 '지금 불륜'으로 빛을 본 김재철.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긴 터널을 지난 끝에 '지금 불륜'으로 빛을 본 김재철.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2000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 데뷔한 김재철은 20년 뒤인 2020년 SBS 드라마 '하이에나'로 안방극장에 처음 얼굴을 비췄다.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24년 영화 '파묘'를 통해서였다.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셈이다.

김재철은 "작은 역할을 오래 했다"며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선택받지 못하면 일이 없으니 '내가 재능이 없는 걸까' 생각하며 많이 흔들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의 힘이 컸다. 김재철은 "지금의 아내가 그 시간을 함께 겪어줬다. '오빠는 나이가 들수록 더 좋은 역할과 기회가 많을 것 같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배우로서 어두운 터널 같은 시간을 지나왔는데 정말 아내의 말처럼 됐다"고 회상했다.

그만큼 김재철에게 '지금 불륜'의 흥행은 의미가 컸다. '지금 불륜'은 공개 이후 쿠팡플레이 인기 콘텐츠 1위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김재철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 좋은 결과까지 얻었다는 점에서 더욱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기대도 했지만 걱정도 많았다.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고, 보성이라는 캐릭터도 얄밉지만 귀엽게 봐주셨으면 했다. 나름의 성과를 얻은 것 같아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새로운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 김재철이 포부를 밝혔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새로운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 김재철이 포부를 밝혔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앞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도 커졌다고. 김재철은 "가볍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나 또 다른 종류의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런 얼굴을 더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새로운 도전에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연기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김재철은 "되도록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계속 꺼내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사랑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 극악무도한 악역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래서 한 발 한 발 걸어가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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