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박수린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정은경, 박수린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첫 작품부터 제대로 터졌다. 10년 넘게 품어온 영화 시나리오를 드라마로 다시 꺼내든 정은경 작가와 여기에 합류한 박수린 작가가 데뷔와 동시에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두 사람은 아직 성공을 실감하기보다는 "더 오래 1등으로 남아있고 싶다"며 웃었다.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이하 '지금 불륜')의 정은경, 박수린 작가를 만났다.

'지금 불륜'은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박경희(김혜수 분)·임재홍(김지훈 분) 부부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 안수정(조여정 분)·주보성(김재철 분)이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감당 불가한 비밀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다.
'지금 불륜'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정은경, 박수린 작가.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정은경, 박수린 작가.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종영을 맞았지만 두 작가는 아직 작품을 떠나보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정 작가는 "작업한 결과물이 사람들 앞에 나왔고 반응이 오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실감이 안 난다"라며 "다행히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좋다. 굉장히 들뜨지만 그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작가 역시 "방영 중에도 매일 회의를 해서 방송되고 있다는 것도, 종영했다는 것도 실감이 늦게 났다. 후련하면서도 끝나니 아쉽다"고 했다.

두 사람에게 '지금 불륜'은 드라마 데뷔작이다. 정 작가는 "처음 쿠팡플레이에서 시나리오만 보고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믿어지지 않았다. '이게 진짜 만들어지는 건가', '꿈인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영리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다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지금 불륜'의 시작은 10년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작가가 처음 쓴 장편 영화 시나리오가 출발점이었다. 당시 제목은 '완벽한 이웃'이었다.

정 작가는 "한국에서도 블랙코미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쓴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번 고쳐봤지만 당시에는 캐릭터도 부족했고 한국 정서에 맞춰보려고 하면 원래의 맛이 사라지기도 했다. 여러 버전으로 작업하다가 한동안 묵혀두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정은경 작가가 '지금 불륜'이 영화에서 드라마로 바뀌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정은경 작가가 '지금 불륜'이 영화에서 드라마로 바뀌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다시 작품을 꺼낸 건 3~4년 전이었다. 다른 작품이 무산되면서 '지금 불륜'을 드라마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영화에서 드라마로 옮겨오면서 가장 달라진 건 인물이었다.

정 작가는 "드라마로 바뀐 덕분에 경희뿐 아니라 수정, 재홍, 보성은 물론 예지와 민서까지 각각의 인물에게 더 깊게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희의 직업 역시 아나운서, 정치인, 시민사회 활동가 등 여러 후보를 거쳐 인플루언서가 됐다. 그는 "어떤 직업이든 자신의 이미지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점은 계속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집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작품 특유의 유쾌함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었다. 정 작가는 "갑자기 신파로 가거나 무게를 잡고 교훈을 주려고 하지 말자고 했다. 아이러니를 최대한 살리고 속도감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우리 둘의 성향이 다르다. 그래서 둘 다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자, 선을 잘 타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인물이 관성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는 것도 경계했다. 박 작가는 "이 사람만 너무 착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면 그런 부분은 잘라냈다"고 했다.
박수린 작가가 '지금 불륜' 캐스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박수린 작가가 '지금 불륜' 캐스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 사진제공=쿠팡플레이
화려한 캐스팅도 작품에 힘을 더했다. 배우 김혜수, 조여정, 김지훈, 김재철이 두 부부로 나섰다. 정 작가는 "SNS에서 '내가 작가라면 이 캐스팅에 승천한다'는 글을 봤는데 실제로 승천하는 기분이었다"라며 웃었다.

배우들 역시 대본에 만족했다. 박 작가는 "처음 김혜수 선배님 촬영 현장에 갔던 날 7, 8화 대본이 배우들에게 나왔다. 우리가 뒤에 있는 걸 알고 배우들이 일부러 앞에서 칭찬을 많이 해줬다. 그 말을 머릿속에 기억해뒀다가 힘들 때 다시 꺼내 듣고 싶었다. 더 좋은 작품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의 기쁨을 좀 더 오래 누리고 싶은 마음을 솔직히 내비쳤다. 정 작가는 "나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살다 보니 1등도 해본다. 엄마한테 자랑하고 싶다. 기왕 하는 거 계속 1위를 하고 싶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박 작가는 "한 번에 몰아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이번 추석 연휴 때 한 번에 몰아보시면 좋을 것"이라며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도 기대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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