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10월 첫 방송'이라고 소개됐지만, 편성표상 '라이어'의 첫 방송 예정일은 10월 30일이다. 전작 '유부녀 킬러'가 오는 9월 12일 14부작으로 막을 내린 뒤 '라이어'가 안방극장을 찾기까지 무려 7주의 공백이 생긴다.
장기 공백에는 9월 중하순부터 이어지는 아시안게임 중계와 추석 황금연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시안게임이 10월 초 막을 내리는 것을 감안하면 10월 30일까지 다시 한 달 가까이 금토극을 비워두는 선택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공백을 메울 뚜렷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 '킬러들의 쇼핑몰'처럼 화제작을 재편성하는 방식도 현재까지는 없다. 취재 결과 해당 기간 단막극 등 별도의 드라마 편성은 예정돼 있지 않으며, MBC는 비드라마 프로그램 편성 등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구체적인 대체 편성안도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MBC는 한 달 반 넘게 금토극 블록을 비워두게 됐다. '유부녀 킬러'가 SBS 경쟁작을 제치고 최고 시청률 10.2%까지 끌어올리며 만들어 놓은 상승세와 채널 잔류 효과도 상당 부분 희석될 수밖에 없다. 연속 편성을 통해 다음 작품으로 시청자를 자연스럽게 끌고 가는 이른바 '후광 효과'를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MBC가 금토극을 비운 사이 '닥터X'는 3주간 사실상 경쟁작 없이 먼저 시청층을 끌어모을 시간을 확보했다. 초반 캐릭터와 세계관을 안착시키고 서사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라이어'가 첫 방송할 무렵에는 이미 '닥터X'가 중반부에 접어든 상태가 된다.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MBC에 흥행을 안겼던 유연석에게 이번 대진표는 여러모로 불리하다. 단순히 같은 날 맞붙는 경쟁이 아니다. 이미 3주 동안 고정 시청층을 쌓은 '닥터X'를 상대로 뒤늦게 판에 들어가야 한다.
MBC가 스스로 만든 7주의 공백은 결국 '라이어'가 떠안아야 할 편성 핸디캡이 됐다. 유연석이 작품의 힘으로 이 불리한 출발선을 뒤집을 수 있을지가 '라이어'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가 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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