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만남추구'는 김태호 PD의 제작사 TEO가 선보이는 연애 리얼리티다. / 사진='TEO' 유튜브 영상 캡처
'사사로운 만남추구'는 김태호 PD의 제작사 TEO가 선보이는 연애 리얼리티다. / 사진='TEO' 유튜브 영상 캡처
김태호 PD가 이끄는 제작사 TEO의 연애 예능 '사사로운 만남추구'가 4회 공개를 끝으로 재정비에 돌입했다. 대기업 재직자들의 만남을 전면에 내세워 화제를 모았지만, '효율적인 만남'이라는 차별화된 방식은 정작 연애 예능의 핵심인 설렘을 끌어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
설렘 대신 회사 이름만 남았다…김태호표 연애 예능, 출연진 스펙에 기댄 얄팍한 기획 [TEN스타필드]
'사사로운 만남추구'는 바쁜 직장인들의 효율적인 만남을 표방한 연애 예능이다. 지난달 13일 유튜브 채널 'TEO'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매주 한 편씩 총 4회가 공개됐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이성을 차례로 만나는 로테이션 소개팅 방식을 차용해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에 빠르게 상대를 탐색하는 과정을 담았다.

출연자들은 사전에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읽으며 서로의 성향을 파악하고, 제한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며 호감을 확인한다. 오랜 기간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관계를 쌓는 기존 합숙형 연애 예능과 달리 최근 연애 시장에서 주목받는 효율적인 만남을 콘텐츠로 옮겼다는 점은 이 프로그램의 뚜렷한 특징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LG 등 대중에게 익숙하고 선망도가 높은 기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출연자 개인의 매력보다 이들이 다니는 직장과 이른바 '보장된 스펙'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내세운 것이다. 첫 회에서도 MC 딘딘은 "취업 시장에서 이미 스펙과 신원이 보장된 사람만 엄선해서 모셨다"며 출연진의 직장을 프로그램의 특징으로 강조했다.
'사사로운 만남추구'는 4회를 끝으로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 / 사진제공=TEO
'사사로운 만남추구'는 4회를 끝으로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 / 사진제공=TEO
문제는 만남의 효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연애 예능에 필요한 서사와 관계가 충분히 쌓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상대를 만나고 선택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누군가에게 호감이 생기고 감정이 변하면서 관계가 깊어지는 과정을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

출연진 간의 관계를 빠르게 진전시키기 위한 장치인 '러브로드'도 이를 보완하지 못한다. '속전속결 진실게임'을 표방한 이 게임에서는 연애와 결혼에 관한 질문에 답하거나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등의 미션을 수행한다.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과정이지만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드러날 감정까지 게임과 미션을 통해 확인하다 보니 설렘은 오히려 반감된다.

결국 가장 선명하게 남는 것은 출연자들의 회사 이름이다. '사사로운 만남추구'는 빠른 만남과 선택에 집중하면서 정작 출연자들의 감정과 관계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대기업 재직자라는 조건이 반복해서 강조되면서 출연진 간의 관계보다 이들이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가 더 부각됐다.

지난 3일 4회가 공개된 가운데 제작진은 잠시 재정비 기간을 가진 뒤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재직자라는 조건에 기대지 않고 '사사로운 만남추구'만의 색깔과 연애 예능 본연의 설렘을 찾아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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