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연좌제'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문제가 된 것은 하영 본인의 행적이나 역사관이 아닌 조상의 과거이기 때문이다. 증조부의 행적을 이유로 후손의 활동까지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하영이 방송에서 자신의 집안을 직접 언급하면서 알려진 내용인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바로잡는 것까지 연좌제로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맞선다.
배우 개인에게 조상의 행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문제와 제작사가 떠안는 현실적인 부담은 또 다른 문제다. 한번 불붙은 논란은 해당 배우뿐 아니라 작품의 제작과 홍보,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영의 하차 역시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100일의 거짓말'은 하영 논란이 불거지기 훨씬 전부터 기획, 제작된 작품이다. 김유정 역시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하고 촬영했다. 다만 작품 공개를 앞두고 조상의 친일 행적과 후손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연예계에서 불거지면서 상황은 공교로워졌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는 이미 많은 작품에서 다뤄져 왔다. 하지만 제작 당시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논란과 맞물리면서, '100일의 거짓말'이 그리는 독립운동의 이야기도 이전과는 다른 시선 속에서 시청자들과 만나게 됐다. 김유정과 제작진도 예상치 못한 시의성이 더해진 셈이다. 의도하지 않은 시의성까지 안게 된 '100일의 거짓말'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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