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호동이 공식석상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방송인 강호동이 공식석상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방송인 강호동이 자신의 장기를 다시 펼칠 수 있는 예능을 만났다. 기인들의 기술과 스타들의 도전을 보여주는 예능 '천만기인쇼'다. 이 예능은 강호동이 과거 '스타킹'에서 강점을 보였던 '무대형 예능' 진행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MC로서 최근 하락세인 강호동은 새로운 모습보다 자신이 가장 능숙한 진행 방식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고정 1개' 강호동, 결국 답은 '스타킹'이었나…'천만기인쇼'가 깔아준 '맞춤형' 판 [TEN스타필드]
지난 1일 첫 방송된 TV 조선 예능 '천만기인쇼'는 전국 각지의 기인들이 가진 특별한 기술을 스타들이 직접 배우고 도전하는 예능이다. 과거 '스타킹'에서 호흡을 맞췄던 강호동과 붐이 MC로 다시 만났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방송된 '스타킹'은 일반인과 기인들이 무대에서 남다른 재능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었다. 강호동은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큰 리액션과 친근한 진행으로 이들의 도전과 감정을 끌어내며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았다. 강호동은 잠정 은퇴 기간 1년을 제외하면 프로그램이 막을 내릴 때까지 중심 MC로 활약했다.

'천만기인쇼'는 기인의 특별한 기술을 무대 위에 올린다는 점에서 '스타킹'과 비슷한 문법을 보인다. 익숙한 판이 마련되자 강호동의 장점도 자연스럽게 살아났다. 시작부터 시그니처 유행어인 "언빌리버블"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기인들의 도전이 시작되면 목소리를 낮추고 손동작과 타이밍을 짚으며 긴장감을 더했다. 후배들의 장난에는 사투리와 특유의 큰 리액션으로 받아쳤다. 강호동이 오랫동안 잘해왔던 '무대형 예능' 진행법이었다.
강호동이 기인의 무대를 본 후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사진=TV조선 '천만기인쇼' 방송 캡처
강호동이 기인의 무대를 본 후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사진=TV조선 '천만기인쇼' 방송 캡처
붐과의 조합은 프로그램의 속도를 조절하는 데 한몫했다. 강호동이 큰 리액션과 진행으로 무대의 중심을 잡으면, 붐이 즉각적인 반응과 티키타카로 분위기를 환한다. 과거 '스타킹'에서 보여줬던 두 사람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모습이다.

그 덕분인지 첫 방송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1회는 전국 시청률 3.8%, 순간 최고 시청률 4.2%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예능 1위에 올랐다.

최근 강호동의 행보는 순탄하지 않았다. '강호동네서점', '공부와 놀부' 등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아쉬운 성적을 거두면서 "국민 MC라는 이름값에 비해 존재감이 낮다"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강호동이 현재 고정 출연 중인 프로그램도 '천만기인쇼'를 제외하면 JTBC '아는 형님' 뿐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
멋진 무대를 보여준 기인에게 강호동이 먼저 90도로 인사하자 출연진들이 뒤따라 인사했다. / 사진=TV조선 '천만기인쇼' 방송 캡처
멋진 무대를 보여준 기인에게 강호동이 먼저 90도로 인사하자 출연진들이 뒤따라 인사했다. / 사진=TV조선 '천만기인쇼' 방송 캡처
그런 강호동에게 '천만기인쇼'는 새로운 모습을 요구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장점을 다시 꺼내게 한다. 무대 위에 사람을 세우고, 그들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도전의 긴장과 성공의 감정을 큰 리액션으로 증폭시킨다. 강호동이 자신에게 맞는 판에서는 여전히 강한 MC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천만기인쇼'에서 빛을 발하는 강호동의 진행법은 이미 '스타킹' 시절부터 익숙하게 봐온 방식인 만큼 자칫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다. 초반에는 강호동 특유의 에너지와 리액션이 프로그램의 성격과 맞아떨어졌지만, 익숙함만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오래 붙잡기는 어렵다. 강호동이 기존의 진행 방식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켜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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