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가 독특한 소재의 예능을 승부수로 내세우고 있다. / 사진제공=웨이브
웨이브가 독특한 소재의 예능을 승부수로 내세우고 있다. / 사진제공=웨이브
OTT 플랫폼 웨이브(Wavve)가 영화·드라마 대신 참신한 소재와 마니아층을 겨냥한 예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높아진 제작비 부담과 티빙과의 합병 장기화 속에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차별화를 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사상 검증→양성애자 연애까지…영화·드라마 축소한 웨이브, 색다른 예능으로 승부수 [TEN스타필드]
4일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이하 '더 커뮤니티2')이 공개된다. 2024년 선보인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의 후속작으로, 사상과 이념을 다룬 시즌1과 달리 이번에는 경제로 주제를 확장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참가자들이 각자의 신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를 살펴본다. 전작의 서바이벌 구조를 유지하면서 경제관념의 충돌을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내세웠다.

웨이브는 기존 예능에서 보기 어려웠던 소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팬덤 간 경쟁을 다룬 '팬덤 스테이지'를 비롯해 동성 연애를 다룬 '남의 연애 시즌4', 국내 최초 양성애자 연애 예능 '스탠바이미', 가짜뉴스를 접목한 서바이벌 예능 '베팅 온 팩트' 등을 선보였다. 대중성이 검증된 형식을 답습하기보다 취향이 뚜렷한 시청층을 공략해 충성도 높은 팬덤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최근 웨이브는 영화·드라마보다 예능 중심의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웨이브
최근 웨이브는 영화·드라마보다 예능 중심의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웨이브
이는 영화·드라마를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심에 뒀던 과거 행보와 대조적이다. 웨이브는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약한영웅', '박하경 여행기', '젠틀맨'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영화·드라마 라인업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 4월 공개된 드라마 '리버스'를 제외하면 새롭게 선보인 작품이 없다.

예능 중심 재편에는 제작비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자본과 긴 제작 기간이 필요한 영화·드라마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예능에 집중해 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소재와 포맷의 차별화로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OTT 플랫폼 티빙과의 합병 장기화도 변수로 작용했다. 웨이브와 티빙은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까지 받았다. 그러나 3년 가까이 별다른 진전이 없는 만큼 업계에서는 연내 합병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능 중심의 전략은 웨이브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마니아층을 겨냥한 콘텐츠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구독을 유지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다만 특정 취향의 이용자층에만 머문다면 플랫폼의 외연을 넓히기 어렵다. 한정된 시장만을 공략하는 전략이 계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웨이브의 예능 중심 전략은 이제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 독창적인 콘텐츠가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는다면 플랫폼의 색깔을 강화하고 현재의 위기를 넘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반면 한정된 시청층 안에서 소비되는 데 그친다면 영화·드라마 축소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경쟁력 약화를 가속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승부수가 웨이브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위기를 심화하는 선택으로 남을지는 결국 콘텐츠의 성패에 달렸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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