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는 기존 예능에서 보기 어려웠던 소재를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팬덤 간 경쟁을 다룬 '팬덤 스테이지'를 비롯해 동성 연애를 다룬 '남의 연애 시즌4', 국내 최초 양성애자 연애 예능 '스탠바이미', 가짜뉴스를 접목한 서바이벌 예능 '베팅 온 팩트' 등을 선보였다. 대중성이 검증된 형식을 답습하기보다 취향이 뚜렷한 시청층을 공략해 충성도 높은 팬덤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예능 중심 재편에는 제작비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자본과 긴 제작 기간이 필요한 영화·드라마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예능에 집중해 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소재와 포맷의 차별화로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OTT 플랫폼 티빙과의 합병 장기화도 변수로 작용했다. 웨이브와 티빙은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까지 받았다. 그러나 3년 가까이 별다른 진전이 없는 만큼 업계에서는 연내 합병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능 중심의 전략은 웨이브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마니아층을 겨냥한 콘텐츠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구독을 유지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다만 특정 취향의 이용자층에만 머문다면 플랫폼의 외연을 넓히기 어렵다. 한정된 시장만을 공략하는 전략이 계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웨이브의 예능 중심 전략은 이제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 독창적인 콘텐츠가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는다면 플랫폼의 색깔을 강화하고 현재의 위기를 넘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반면 한정된 시청층 안에서 소비되는 데 그친다면 영화·드라마 축소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경쟁력 약화를 가속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승부수가 웨이브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위기를 심화하는 선택으로 남을지는 결국 콘텐츠의 성패에 달렸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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