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신병4' 포스터(왼), 시즌4에 새롭게 합류한 이원정 / 사진=KT스튜디오지니, 텐아시아DB
'신병4' 포스터(왼), 시즌4에 새롭게 합류한 이원정 / 사진=KT스튜디오지니, 텐아시아DB
ENA 월화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늘어난 회차 탓에 전개가 늘어지고, 고유의 현실감을 잃어버린 채 '분량 늘리기' 늪에 빠졌다는 쓴소리가 이어지면서다.
'억지 분량 늘리기' 쓴소리 터졌다…역대 최고 시청률에도 평가 엇갈린 '신병4' [TEN스타필드]
'신병'은 유튜버 장삐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22년 첫선을 보인 시즌1을 시작으로 군대 내 다양한 인간 군상과 병영 생활의 이면을 극사실주의로 묘사하며 탄탄한 팬덤을 구축했다. 군필자들 사이에서는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유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을 정도로 디테일한 현실 고증과 입체적인 캐릭터가 가장 큰 무기로 꼽힌다.

지난 1일 방송된 '신병4' 4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3.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회(3.4%)로 종전 시즌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또 한 번 자체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로, 동시간대 월화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신병4'가 3회 만에 역대 시즌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신병4'가 3회 만에 역대 시즌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신병4'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에는 분명한 흥행 요인이 존재한다. 신병 김현욱(이원정 분)의 미스터리한 서사와 원작 특유의 코미디가 절묘하게 공존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고, 군필자들의 공감을 부르는 생생한 군대 캐릭터들의 활약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특유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강했던 시즌1에 비해 톤앤매너를 한결 가볍게 덜어내면서, 군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 시청자들이나 미필자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을 만큼 진입장벽을 대폭 낮춘 것이 시청률 상승의 주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중성을 겨냥한 이러한 변화는 기존 팬층에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외연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극의 전개 방식과 톤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주된 지적은 극의 속도감 저하와 곁가지 에피소드의 증가다. 6부작으로 방영됐던 직전 시즌이 짧고 강렬한 호흡으로 극의 텐션을 팽팽하게 유지했던 반면, 이번 '신병4'는 두 배 늘어난 총 12부작으로 편성되며 역대 시리즈 중 가장 긴 회차로 제작됐다. 병영 라이프를 더 폭넓게 담아내겠다는 기획 의도였으나, 늘어난 분량이 오히려 서사의 밀도를 떨어뜨리고 몰입도를 분산시킨다는 평가다.
'신병4' 늘어진 전개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사진제공=ENA
'신병4' 늘어진 전개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사진제공=ENA
실제로 잦은 상상 씬이나 박민석(김민호 분)의 금연 일화나 소대장 오석진(이상진 분)과 마을 할머니의 에피소드 등 메인 서사와 거리가 있는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극의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의 뼈대가 돼야 할 인물 간의 핵심 갈등이나 주요 서사보다 사소한 코믹 포인트에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이 할애되고 있다며 불만도 나오고 있다.

간부들에게 지나치게 쏠린 조명 역시 극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대장의 진급 심사나 대대장의 보여주기식 언론플레이 등 등장하는 모든 간부 캐릭터에게까지 일일이 서사를 쥐여주려다 보니 정작 메인 플롯의 초점이 흐려졌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시즌1부터 극을 이끌어온 주역 병사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고갈되면서, 이를 채우기 위해 간부진으로 무리하게 서사를 확장한 것이 아니냐는 날 선 분석도 나온다.
'신병4 : 사보타주'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 / 사진=텐아시아DB
'신병4 : 사보타주'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들. / 사진=텐아시아DB
극의 시대적 배경인 2012년 당시 군대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가 옅어졌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2012년은 병사들의 스마트폰 반입이 엄격히 제한되고 선진 병영문화가 정착되기 전으로, 계급 간 위계질서가 뚜렷했던 시기다. 이전 시즌들이 이러한 배경 아래 내무반의 무거운 공기와 기싸움을 사실적으로 담아내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던 반면, 이번 시즌은 전체적인 톤이 지나치게 밝아졌다는 평이다.

전 세대 시청자를 아우르기 위한 연출적 선택으로 풀이되지만, 기존 팬층이 열광했던 원작 고유의 하이퍼 리얼리즘 매력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위적으로 갈등을 조성한 뒤 급작스럽게 화해시키는 이른바 '세탁 엔딩' 전개 패턴이 반복될 조짐을 보이는 것 역시 쫀쫀한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꼽힌다.

3.6%라는 시청률 성적표는 '신병'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탄탄한 기대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나 12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끝까지 밀도 있게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서사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남은 회차에서는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원작 본연의 서늘한 현실감과 짜임새 있는 전개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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