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유부녀 킬러' 속 빌런으로 얼굴을 비췄던 배우 김민준을 만났다. 그가 출연한 '유부녀 킬러'(연출 윤종호·김지훈)는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워킹맘이 일과 가정을 오가며 워라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민준이 '유부녀 킬러'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었던 계기는 과거 윤종호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김민준은 지난해 윤 감독이 연출한 라이프타임 리얼리티 '캐스팅 1147'에 출연했다. 작품은 국경과 문화를 뛰어넘는 청춘들의 도전을 담아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김민준은 "부족했는데,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유부녀 킬러' 오디션에 불러주셨다"고 회상했다.
김민준은 역할을 보고 놀라기 보단 행복했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 유사한 인물을 본 적이 없어서 겁도 났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며 "시청자들이 봤을 때 부정적인 반응이 많겠지만, 그 또한 관심이고 임팩트가 있을 것 같았다. 저의 연기적인 부분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탁종구 역을 소화하기 위해 다른 작품 속 인물을 따라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서 답을 찾았다. 김민준은 자신의 경험과 성향에서 캐릭터와의 접점을 찾았다. 그는 "어릴 때 축구를 했기 때문에 승부욕이 없지 않다"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아무래도 내면에 있는 소량의 화가 표출된다. 그 지점에서 탁종구와 비슷한 면을 찾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유부녀 킬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법에 대해 가장 크게 배웠다. 김민준은 "에피소드 역할을 처음 해봤다. 짧은 시간에 임팩트를 남겨야 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몇 초 안에 위트나 강렬함 등 다양한 존재감을 남길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해보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공효진 선배님과 정준원 선배님 등 여러 배우분들의 연기를 보면서 배운 것들도 있기 많기 때문에 빨리 다음 작품에 적용하고 싶다"고 차기작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만난 김민준은 악인 탁종구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수줍은 성격이었다. "데뷔하고 인터뷰가 처음"이라며 25도의 에어컨 아래에서도 거듭 땀을 흘리기도 했다. 그가 배우의 길에 들어선 건 약 3년 전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축구 유망주로 활약하며 해외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5년간 스페인에서 유학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문화 차이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에는 두 차례 큰 부상까지 당했다. 1월에는 축구화에 밟혀 머리 절반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고, 3월에는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연이은 부상은 결국 그가 축구를 내려놓고 새로운 진로를 택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도전해 보니까 많이 어렵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는 게 재미있고, 지금껏 해왔던 알바들은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연기는 항상 새롭게 느껴진다. 평소에 사용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꺼내기에 이를 마주하는 것도 즐겁다"며 미소를 보였다.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민준의 올해 목표는 '조연'타이틀을 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출연한 '찬란한 너의 계절'에서는 아픔과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연기를 했었다. 반면 '유부녀 킬러'에서는 악역을 했다. 변신에 목이 마르다"며 역할 크기에 상관없이 다양한 역할을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데뷔 3년 차 신인으로 아직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김민준에게도 꾸준히 응원을 보내주는 소중한 팬들이 있다. 그는 "DM(다이렉트 메시지) 등으로 '작품 잘 보고 있다'라는 연락들을 받는다. 바쁘신 와중에 챙겨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인데, 장문의 편지까지 보내주는 분들도 계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응원해주는 분들께 보답해 드리기 위해 얼굴을 자주 비추고 싶다"며 "진정성을 갖고 매력도 많은 사람이다. 많이 불러주시고 기회를 달라"고 어필했다. 이제 막 배우로서 첫발을 뗀 김민준이 앞으로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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