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연예인의 화려한 일상과 해외여행을 들여다보는 예능은 더 이상 낯선 포맷이 아니다. 비슷한 그림이 반복되면서 장소와 소비의 규모만 키우는 방식으로는 새로움을 만들기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나영석 PD는 오히려 익숙한 성공 공식을 덜어냈다. 해외 대신 국내 산을,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이른바 '나영석 사단' 대신 새로운 얼굴들을 택했다.
이서진은 없었다…나영석 PD, 연예인 호의호식→해외 로케 버리고 승부수 [TEN스타필드]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이하 '대등왜')는 카더가든, 데이식스 도운, 배우 이채민, 올데이프로젝트 타잔이 설악산·태백산·한라산 등 국내 산을 오르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최근 몇 년간 관찰 예능과 여행 예능은 연예인의 일상과 여행을 주요 볼거리로 활용해왔다. 한때는 대리만족을 주는 포맷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유사한 프로그램이 늘면서 익숙함 역시 커졌다.

'대등왜'는 그 방향을 달리한다. 좋은 숙소에서 쉬고 관광지를 둘러보는 대신 한겨울 산을 오른다. 설악산 촬영 당시 기온은 영하 27.5도까지 떨어졌고 출연진뿐 아니라 수십 명의 제작진도 함께 산행에 나섰다. 프로그램이 집중하는 것은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쉬느냐보다 극한의 상황에서 출연진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관계를 만들어가느냐다.
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출연진 구성도 달라졌다. 이서진, 이수근, 은지원 등 나영석 PD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익숙한 인물들 대신 카더가든, 도운, 이채민, 타잔을 한자리에 모았다. 카더가든을 제외하면 예능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된 조합도 아니다. 이미 형성된 친분을 활용하기보다 서로 낯선 네 사람이 함께 산을 오르며 가까워지는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삼았다.

해외가 아닌 국내 산을 전면에 내세운 점도 눈에 띈다. 설악산과 태백산, 한라산의 겨울 풍경을 비롯해 등산 장비를 준비하고 산에서 다른 등산객들과 마주치는 과정까지 담으면서 한국의 등산 문화가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왔다. 멀리 떠나는 해외 로케이션 없이도 여행 예능에 필요한 볼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선택이다.
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나영석 PD가 '대등왜'에서 내려놓은 것은 자신이 오랫동안 활용해온 두 가지 익숙한 카드다. '윤식당'과 '케냐 간 세끼' 등에서 보여준 해외라는 공간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며 관계성이 이미 검증된 출연진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둘 다 안정적인 선택이다. 익숙한 출연진은 관계성을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가 없고, 해외 로케이션은 장소 자체가 볼거리가 된다. 반면 유사한 여행 예능이 늘어난 상황에서는 이러한 안정감이 곧 익숙함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대등왜'가 택한 것은 더 화려한 장소나 더 유명한 출연진이 아니다. 낯선 네 사람이 함께 고생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무게를 뒀다. 해외 로케이션과 익숙한 출연진이라는 나영석 PD의 기존 성공 공식을 동시에 내려놓은 셈이다.

이미 검증된 공식을 반복하는 대신 새로운 조합과 국내 산이라는 공간을 택한 나영석 PD의 변화가 또 다른 예능 문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