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의 소속사 OA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사진 및 영상을 악의적으로 편집·가공하거나 사생활 및 인격권을 침해하는 형태로 게시·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에서 무대에 오른 제니의 특정 장면을 담은 영상이 확산한 데 따른 조치다. 일각에서는 해당 영상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변형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AI 활용 여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영상이 AI로 만들어졌거나 변형됐는지는 이번 문제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 실제 촬영된 영상이라고 하더라도 특정 순간이나 신체 부위를 의도적으로 부각하고 이를 성적인 맥락에서 소비하도록 편집·유포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제니뿐만이 아니다. 여성 아이돌의 무대 영상에서 특정 장면을 확대하거나 느리게 재생하고, 같은 부분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영상에는 어김없이 성적인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영상을 유포하는 행태가 온라인에서 대수롭지 않은 놀이처럼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무대 영상인데 무엇이 문제냐", "실제 존재하는 장면을 편집했을 뿐"이라는 이유로 확대·슬로우 모션 영상의 제작과 공유를 가볍게 여기는 식이다. 이러한 인식이 반복될수록 아티스트의 신체를 성적으로 부각해 소비하는 행위마저 자연스러운 온라인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플랫폼의 확산 구조도 이러한 소비를 부추긴다. 자극적인 영상이 높은 조회수와 댓글을 얻으면 추천 알고리즘을 타고 더 많은 이용자에게 노출된다. 높은 조회수는 다시 비슷한 영상을 제작하는 유인으로 작용한다. 특정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 관심을 끌고 유사한 콘텐츠가 뒤따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개인의 악의적인 편집이 하나의 콘텐츠 유형으로 굳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따져야 할 것은 제니가 무대에서 무엇을 입었고 어떤 장면이 포착됐느냐가 아니다. 해당 순간을 누군가 어떤 의도로 떼어냈고, 어떻게 편집하고 소비했느냐가 핵심이다. 제니 측은 결국 법적 대응이라는 강수를 뒀다. 여성 아이돌의 무대를 성적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행태에 대한 제재가 될 전망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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