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뷔 10주년을 맞은 블랙핑크는 마냥 웃을 수 없었다. 팬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의 규모와 운영 등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10년을 함께한 팬들을 위한 자리인 만큼 기대가 컸던 탓에 실망도 컸다. 논란이 커지자 멤버들이 직접 나섰다. 지수, 로제, 리사에 이어 지난 17일 제니까지 고개 숙이며 블랙핑크 4인 전원이 10주년 팬 홀대 논란에 사과했다. 팬들의 서운함을 외면하지 않고 멤버들이 직접 사과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사과로 마무리하기에는 팬들이 느낀 아쉬움이 크다. 이번 논란은 행사 하나에 대한 실망을 넘어 블랙핑크와 팬들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갈 것인지 생각해볼 계기가 됐다.
멤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과 별개로 '블랙핑크'로서 보여주는 모습 역시 팬들에게는 중요하다. 블랙핑크는 그룹 활동과 개인 활동을 나눠 이어가고 있다. 네 멤버는 YG엔터테인먼트와 그룹 활동 계약을 맺었지만 개인 활동은 각자의 소속사에서 진행한다. 제니, 지수, 로제, 리사는 솔로 음악과 연기, 패션 등 저마다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개인 활동의 비중이 커진 만큼 완전체로 내놓는 앨범과 공연, 팬들과 만나는 자리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도 이전보다 커졌다.
데뷔 초처럼 주기적으로 앨범을 내고 방송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가 됐고 멤버들의 개인 활동도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활동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팬들이 다음 완전체 활동을 기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앨범이나 공연뿐만 아니라 팬들과 만나는 자리, 데뷔 기념일 등 중요한 순간에 네 사람이 함께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완전체 활동 사이의 간격이 길더라도 팬들이 '다음'을 기다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블랙핑크의 행보는 비슷한 길을 택하는 다른 장수 아이돌 그룹에도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 소속사에서 개인과 그룹 활동을 모두 소화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멤버들은 각자의 소속사에서 개인 활동에 집중하면서 필요할 때 다시 팀으로 모이는 이른바 '따로 또 같이' 방식이 점차 늘고 있다. 개인 활동과 팀 활동을 병행하는 방식이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는 가운데, 먼저 이 길을 걷고 있는 블랙핑크가 어떻게 완전체 활동을 이어가고 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느냐는 후발 그룹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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