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심용환이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재차 입장을 밝혔다. / 사진=텐아시아 DB
역사학자 심용환이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재차 입장을 밝혔다. / 사진=텐아시아 DB
역사학자 심용환이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재차 입장을 밝혔다. 하영이 직접 사과문을 올린 이후에도 안상호를 '친일파'로 규정하는 데는 학술적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심용환은 13일 자신의 SNS에 "하영 배우 증조부 문제에 관하여 왜 '친일파 규정'에 대해 '신중' 해야 한다고 말했는가"라는 취지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분노의 핵심은 이 부분이었던 것 같다. 세상에 '대정친목회'라는 친일파 조직의 멤버였으면 그 자체로 친일파이고 '매일신보' 보도라는 명확한 증거가 있지 않았는가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정친목회가 친일 단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면서도 안상호 개인에 대한 연구 자료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심용환은 관련 논문을 언급하며 "안상호는 1916년 11월 평의원 21명 중 한 명으로 등록돼 있고 이후 명단에서는 사라진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논문에서 안상호에 대한 설명 역시 고종의 전의 출신으로 안상호 진찰소를 운영했다는 내용 등에 그친다고 짚었다.

그는 안상호가 식민지 지배에 순응하고 일제와 일정 부분 결탁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만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역사적 단죄의 대상이 되는 '친일파'로 규정하는 문제는 별개의 영역이라고 봤다.

심용환은 "제가 이를 두고 단정한다면 그것은 시류에 영합하여 대중적인 호감을 사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학문적으로는 결코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또 1949년 반민족행위처벌법의 취지를 언급하며 "대정친목회 명단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친일파로 규정해야 하는가, 안상호가 역사적 단죄를 받을 만한 죄를 지었는가"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안상호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심용환은 추가적인 연구와 관련 전문가들의 합의, 국민적 소통을 거쳐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자신의 발언을 두고 비판이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오해와 모욕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저의 부덕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반성하며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친일파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숙고하고 그래서 더욱 확실하게 역사적 진보를 이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기존 소신을 재확인했다.

앞서 하영은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며 증조부가 한양에서 양의원을 열고 고종을 진료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과 함께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 등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하영은 지난 12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영이 증조부의 행적에 대해 사과한 가운데서도 심용환이 '친일파 규정' 자체에는 보다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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