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기존과 심각성부터 다르다. 이번에 유출된 CI·DI는 여러 온라인 서비스에서 본인 인증과 회원 식별에 활용되는 정보다. 개인정보와 결합될 경우 악용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정보로 분류된다.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개인정보의 민감도를 고려하면, 쿠팡보다 심각하게 볼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쿠팡 때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11월 쿠팡에서는 약 3370만 건의 회원 정보가 유출됐다.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 범정부적인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정치권의 공방도 거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에 624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오히려 티빙은 최근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900만 명을 돌파하며 쿠팡플레이를 제치로 국내 OTT 2위 자리를 꿰찼다. 티빙은 일반적인 사과문을 게재했을 뿐, 다른 조치도 안하고 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1조6850억원 규모의 쿠폰을 발행하며 고객 달래기에 나서는 등 적극 대응한 것과 극명히 비교된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포함한 만큼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빙은 적극적인 고객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 '일단 버티기'에 나선 모습이다. 논란이 크지 않은 만큼 보상안을 바로 내놓기 보다 지켜보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빙이 추후 과징금을 받게 되더라도 매출에 연동된다는 문제 때문에 과징금액은 최대 121억원에 그친다. 사안의 중대성은 쿠팡 못지 않지만, 과징금은 50분의 1에도 안되는 수준이다. 향후 발표될 정부 조사 발표가 관건이다. 국내 기업 봐주기처럼 비쳐지면, 쿠팡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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