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진 제공=플레디스
세븐틴/ 사진 제공=플레디스
세븐틴 멤버 전원이 소속사와 두 번째 재계약을 맺었다. 한때 '마의 7년'이 업계의 공식처럼 여겨졌다면, 이제는 방탄소년단과 세븐틴처럼 장기 활동을 선택하는 사례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7년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던 K팝은 이제 '얼마나 오래 함께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3일 세븐틴 멤버 13명 전원과 두 번째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1년 첫 재계약 이후 다시 한번 동행을 선택한 것. 군 복무 중인 멤버들도 있지만, 전역보다도 재계약 소식을 먼저 전하며 그룹 활동을 장기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두 번째 재계약은 첫 재계약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는 장기간 함께 활동한 멤버들이 다시 한번 미래를 함께하기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대부분의 그룹은 첫 재계약 과정에서 멤버 이탈 등 변화를 겪는다. 이후 군 복무와 개인 활동이 본격화하면서 그룹과 개인의 이해관계를 다시 조율해야 하는 만큼 두 번째 재계약의 문턱은 더 높아진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두 번째 재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세븐틴도 전원 재차 재계약에 성공하며 K팝 장수 그룹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변화는 K팝 산업 구조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K팝 산업이 성장하면서 그룹 자체가 하나의 IP(지식재산)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데뷔 10년 안팎의 그룹은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팬덤과 공연 경쟁력을 갖춘 만큼 소속사와 멤버 모두 장기 활동을 이어갈 유인이 커졌다. 그룹 IP를 유지하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방탄소년단/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
특히 공연 시장의 성장이 장수 그룹의 가치를 더욱 키웠다. K팝 산업은 음반 중심에서 월드투어 중심으로 수익 구조가 확대됐다. 스타디움 투어와 공연 MD, 팬 플랫폼, 콘텐츠 사업 등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수 그룹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오랜 기간 팬덤을 축적한 그룹일수록 월드투어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룹을 유지하는 것이 소속사와 멤버 모두에게 유리한 선택이 됐다.

개인 활동이 그룹 활동의 대안이 아니라 서로의 가치를 높이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장기 활동의 기반이 마련됐다. 과거에는 그룹 활동과 개인 활동이 양자택일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솔로 음반과 유닛 활동, 연기, 예능, 해외 활동 등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해외 멤버 이탈 사례도 줄어드는 흐름이다. 과거에는 해외 멤버의 이탈이 그룹 활동의 주요 변수였다. 특히 중국인 멤버들이 계약 분쟁을 겪거나 자국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팀을 떠나는 사례가 이어졌다. EXO의 크리스, 루한, 타오가 대표적이다.

반면 최근에는 글로벌 K팝 시장이 성장하면서 그룹 활동의 가치가 커졌다. 중국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아이들의 우기가 재계약을 선택했고, 준과 디에잇 등 세븐틴의 외국인 멤버들도 또 재계약을 체결했다.

7년을 넘기는 것이 목표였던 K팝은 이제 장기간 그룹 IP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븐틴의 두 번째 재계약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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