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킬잇'이 패션 서바이벌이라는 기획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제공=tvN
'킬잇'이 패션 서바이벌이라는 기획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제공=tvN
tvN '킬잇 : 스타일 크리에이터 대전쟁'(이하 '킬잇')이 패션 서바이벌의 기획 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이하 '도수코')를 이끌었던 장윤주를 12년 만에 다시 진행자로 내세웠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프로그램의 색깔은 희미해졌다는 것이다. 패션 경쟁보다 화제성에 무게가 실린 구성 속에 시청률도 0%대에 머물고 있다.
장윤주도 못 살렸다…최미나수 우려먹기→쿄카·CJ 댄서 동원, 정체성 잃은 '킬잇' [TEN스타필드]
지난 5월 12일 첫 방송된 '킬잇'은 패션계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스타일 크리에이터를 선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장윤주를 비롯해 배우 이종원,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연준, 인플루언서 차정원, 모델 신현지 등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도수코' 이후 오랜만에 패션 서바이벌로 돌아온 장윤주는 제작발표회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킬잇'은 모든 서바이벌의 총집합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도수코' 당시에는 사진 한 장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렸지만, 10여 년이 흐른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며 "스스로 브랜드가 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다. 세 레이블 역시 참가자들과 함께 각자의 방식으로 서바이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첫 방송은 전국 기준 시청률 1.3%로 출발했고, 이후 3주간 1%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4회부터 최근 9회까지 6주 연속 0%대에 머물렀다. 가장 최근 방송은 0.6%를 기록하며 자체 최저 시청률을 나타냈다.

패션 서바이벌이라는 정체성도 점차 흐려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초반에는 '도수코' 출신 여연희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얼굴을 알린 댄서 카프리, 우와 등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들이 차례로 탈락한 뒤부터는 패션 경쟁보다 다른 요소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킬잇'이 패션 서바이벌이라는 기획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
'킬잇'이 패션 서바이벌이라는 기획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
대표적인 부분은 특정 출연자를 전면에 내세운 예고편 구성이다. 넷플릭스 '솔로지옥5' 출연으로 인지도를 얻은 최미나수의 눈물과 실수 장면이 티저와 예고 영상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같은 장면이 여러 차례 노출되면서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특정 출연자의 화제성에 기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반면 '킬잇'을 통해 새롭게 주목받은 참가자는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묘미가 새로운 스타의 탄생에 있는 만큼, 기존 인지도를 가진 출연자 중심의 구성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션 구성 역시 패션 서바이벌이라는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방송에서는 남성 무용수들과 함께하는 '무브먼트 화보' 미션이 펼쳐졌다. 의상과 스타일링보다 안무와 퍼포먼스의 비중이 커지면서, 스타일 크리에이터를 선발한다는 기획 의도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패션을 중심으로 한 경쟁보다 퍼포먼스 예능에 가깝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었다.

14일 방송 예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예고편에는 일본 댄스 크루 오죠 갱(Ojo Gang) 소속 댄서 쿄카가 등장했다. 앞선 회차에서도 티빙 '환승연애4'에 출연한 조유식과 Mnet '스테이지 파이터' 출신 댄서들이 미션에 참여했다. 패션 전문가보다 다른 예능을 통해 얼굴을 알린 인물들이 잇따라 모습을 비추면서 프로그램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킬잇'이 패션 서바이벌이라는 기획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
'킬잇'이 패션 서바이벌이라는 기획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
일부 시청자들은 CJ ENM 계열 예능 출연진이 연이어 등장하는 구성에도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스테이지 파이터'에 이어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신 쿄카까지 등장하면서, 패션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보다 익숙한 얼굴을 활용해 관심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차별화된 패션 서바이벌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쉽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킬잇'은 패션 서바이벌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장윤주를 다시 중심에 세우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그 상징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모양새다. 특정 출연자의 감정 장면을 반복적으로 부각하고, 댄스 서바이벌 출신 인물들을 미션에 활용하는 구성이 이어지면서 패션 서바이벌로서의 색깔은 흐려졌다. 장윤주의 12년 만의 패션 서바이벌 복귀라는 카드도 프로그램의 방향성 논란과 시청률 하락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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