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 이후 장항준 감독의 행보는 다소 남다르다. 주연 배우인 박지훈과 유해진 뿐만 아니라 장항준 감독도 광고와 예능을 오가며 대중적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영화감독이라는 본업을 넘어 방송가와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흥행의 또 다른 수혜자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예능에서도 입지가 달라졌다. 장항준은 그동안 다양한 예능에 게스트와 패널로 꾸준히 출연하며 영화 제작 과정과 캐스팅 비화, 김은희 작가와의 일상 등을 특유의 입담으로 전달했다. 주로 게스트에 머물렀던 그는 '왕사남' 흥행 이후 고정 MC 자리를 연이어 꿰찼다. KBS2 '해피투게더-혼자가 아니어서 좋아'에서는 유재석, 윤종신과 함께 진행을 맡게 됐고, SBS Plus '시간추적자 설록'에서도 메인 MC로 발탁됐다.
업계에서는 장항준이 흥행 감독이라 섭외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미 여러 예능에서 입담과 순발력은 충분히 검증됐다. 여기에 '왕사남'의 대흥행으로 대중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실제 장항준은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유해진이 '왕사남' 시나리오를 받은 지 한 달 만에 출연을 결정한 비화를 공개했다. 평소 작품 선택에 신중한 것으로 알려진 유해진의 결정 배경과 캐스팅 과정까지 들려주면서 화제를 모았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배우 캐스팅 뒷이야기를 직접 전할 수 있다는 점이 장항준의 차별점이라고 본다. 배우와 달리 감독은 작품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을 경험한 만큼 예능에서도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훨씬 다양하다는 것이다.
광고업계가 장항준을 찾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미 여러 예능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와 입담을 검증받은 데다 '1690만 흥행 감독'이라는 이력이 더해지면서 신뢰도까지 갖추게 됐다. 유통과 게임, 금융처럼 업종이 다른 브랜드들이 잇달아 장항준을 모델로 기용한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광고 모델과 예능 MC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며 영화감독 이상의 존재감을 갖게 된 장항준. 차기작은 물론 방송과 광고를 오가며 이어갈 '스타' 장항준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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