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송된 SBS 예능 '꼬리의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이하 '꼬꼬무')는 1992년 동두천 기지촌에서 발생한 윤금이 씨 피살 사건을 조명했다. 리스너로는 만화가이자 방송인 김풍, 배우 김태훈, 김성은이 출연했다.
범인으로 검거된 사람은 당시 19세였던 미 육군 병사 케네스 마클이었다. 하지만 SOFA 규정에 따라 신병이 미군 측으로 넘어가면서 국내 수사기관은 수사에 제약을 받았다. 이를 접한 김태훈은 "우리나라 자국민을 보호할 수 없는 상황이 자존심 상하고 치욕스럽다"고 말했고, 김풍은 "우리가 스스로 권리를 내려놓은 것 아니냐"고 했다.
사건 이후 동두천에서는 미군 출입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일부 식당은 미군 출입을 막았고 택시기사들도 승차를 거부했다.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집회를 열었고, 이후 관련 여론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사건은 한국 법원에서 재판받게 됐지만, 마클은 혐의를 부인했다. 방송에서는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김풍은 "악마다"라고 했고, 김태훈은 2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된 사실이 소개되자 "분노와 처참함을 넘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징역 15년으로 감형했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복역 이후 상황도 함께 다뤄졌다. 마클은 수감 중 교도소에서 난동을 부렸고, 미군 신분이라는 이유로 별도 시설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미군 교도소에는 게임기도 설치돼 있었다. 그는 가석방 상태로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이후에도 범행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후 발생한 또 다른 여성 피살 사건도 언급됐다. 용의자로 지목된 미군들이 해외로 출국하면서 사건은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피해자들은 모두 기지촌 여성으로 당시 사회에서 '양공주'라는 표현 아래 차별받았다고도 짚었다.
기지촌이 형성된 배경도 함께 소개됐다. 방송에 따르면 1960~1970년대 박정희 정권은 기지촌 내 성매매를 사실상 묵인했고 미군 상대 성매매를 외화 획득 수단으로 활용했다. 취업을 미끼로 한 인신매매가 발생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고 기지촌 정화대책을 추진하며 여성들을 애국자로 부르는 한편 강제 검진과 수용소 감금 등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김풍은 "보는데 화가 난다"고 했고 전 미군 위안부 최 씨(가명)는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 나중에 '우리가 나라에서 버려졌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보호받지 못했다는 말 슬프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방송은 2022년 기지촌 여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사실도 전했다. 이들은 사회가 자신들을 한 사람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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