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더 시티' 런던 협업 식당/ 사진=김지원 기자 one@
방탄소년단 '더 시티' 런던 협업 식당/ 사진=김지원 기자 one@
[영국 런던] 예약제로 운영되는 식당이었지만 긴 줄이 늘어섰다. 팝업스토어 쇼핑백을 든 팬들이 차례를 기다렸고, 빨간 머리와 보라색 의상 등 저마다 개성을 살린 차림의 아미(팬덤명)들이 삼삼오오 식당으로 들어섰다. 방탄소년단의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가 공연장 밖 런던 곳곳으로 팬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곳은 더 시티 프로젝트 협업 식당 중 하나인 한식 고기구이 전문점 '숨'(SOOM Korean Restaurant)이었다. 외관은 더 시티 프로젝트 래핑으로 꾸며져 있어 멀리서도 협업 식당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다양한 한식 메뉴는 물론 프로젝트를 위해 마련한 전용 메뉴도 판매하고 있었다.

지하까지 있는 큰 규모의 식당이었지만, 점심시간 예약 없이 방문한 기자는 약 40분을 기다린 끝에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더 시티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아미 손님이 계속해서 방문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며 "매출은 평소보다 약 1.5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예약이 모두 찼고 주문이 많이 밀려 있다. 손님이 계속 와 재료가 떨어져 방금 새로 사 왔을 정도다. 워크인 손님도 받고 있지만 직접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바비큐 좌석은 모두 예약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 '더 시티' 런던 협업 식당/ 사진=김지원 기자 one@
방탄소년단 '더 시티' 런던 협업 식당/ 사진=김지원 기자 one@
식당 안은 아미들로 가득했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흘러나오자 팬들은 흥얼거리거나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한국적인 자개 장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식사를 기다리며 공연과 최애 멤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식당 한쪽 벽에는 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을 향한 마음을 담은 문구를 적어 벽에 붙였다. 다른 팬들이 남긴 글을 하나씩 읽어보기도 했다. '더 시티' 협업 식당은 식사하는 공간을 넘어 공연의 추억과 마음을 공유하는 공간으로도 기능했다.

식탁 위에는 다양한 한식이 올랐다. 식당은 대표 메뉴들로 구성한 '아리랑 코스'를 이번 프로젝트에 맞춰 선보였고, 기존에는 판매하지 않던 찜닭도 새롭게 메뉴에 추가했다. 이 밖에도 비빔밥과 냉면, 찌개류, 분식 등 여러 가지 한식을 판매했다.

한 팬은 김치찌개를 맛보며 연신 "맵다"고 하면서도 이내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그는 계속 물을 마시면서도 "그래도 맛있다"며 식사를 이어갔다. 한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팬들도 한식을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방탄소년단 '더 시티' 협업 식당에서 식사하는 팬들/ 사진=김지원 기자 one@
방탄소년단 '더 시티' 협업 식당에서 식사하는 팬들/ 사진=김지원 기자 one@
또 다른 팬은 "예전에 다른 곳에서 한식을 먹었을 때는 실망했는데, 이곳은 만족스럽다. 이전에 한국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한 맛"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식당의 인기 메뉴인 군만두와 비빔밥을 주문해 본 결과, 한국에서 접하는 한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과 구성이었다.

식당 관계자에 따르면 더 시티 협업 식당은 기획사 측이 식당의 제안서를 검토한 뒤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당 식당을 비롯해 선정된 타 식당의 목록을 봤을 때, 단순히 공연장 인근 식당을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팬들이 한국 음식을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였다.

더 시티 프로젝트는 런던 요식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식당은 공연 특수를 통해 매출과 홍보 효과를 얻었고, 팬들은 한식을 비롯한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이브 입장에서도 별도의 팬 공간을 직접 조성하는 대신 지역 식당과의 협업을 통해 도시 곳곳으로 팬 경험을 확장할 수 있었다. 공연장을 넘어 도시 곳곳으로 이어진 더 시티 프로젝트는 지역 상권과 팬 경험을 함께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런던=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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