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세심≫
파친코 방송 장면,
파친코 방송 장면,
OTT에서 공개된 콘텐츠가 TV 편성표를 채우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방송사들이 직접 제작한 신작 대신 이미 화제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OTT 오리지널을 편성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MBC는 디즈니+ 오리지널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1을 여름 특선으로 편성했다. tvN 역시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 시즌1을 방송 중이다. 두 작품 모두 OTT에서 이미 공개돼 화제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콘텐츠다. 방송사가 직접 만든 신작 대신 OTT 오리지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재탕도 전략"…방송사, 이젠 만드는 것보다 빌리는 시대 [TEN스타필드]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는 제작비 부담이 있다. 드라마 한 편 제작비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 시대가 되면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신작 제작이 점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반면 이미 흥행성과 완성도가 검증된 OTT 콘텐츠를 확보하면 제작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편성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방송가에서는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성공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포스터 / 사진=디즈니+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포스터 / 사진=디즈니+
OTT에도 나쁠 것이 없다. TV를 잘 보지만 OTT를 이용하지 않는 시청자들에게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시즌제로 제작되는 콘텐츠의 경우 TV 방영을 계기로 후속 시즌 시청을 위해 플랫폼에 가입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방송사와 OTT 모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이미 OTT를 통해 작품을 시청한 이용자가 적지 않은 만큼 신선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화제성이 TV 시청률로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특히 콘텐츠 소비가 빠른 환경에서는 공개된 지 시간이 지난 작품이 방송 편성만으로 다시 큰 관심을 얻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tv '파친코' 포스터 / 사진=애플tv '파친코'
애플tv '파친코' 포스터 / 사진=애플tv '파친코'
더 큰 문제는 방송사의 자체 경쟁력이다. OTT 콘텐츠 편성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은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방송사가 새로운 IP를 발굴하고 제작하는 능력이 점차 약해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를 자연스러운 변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방송과 OTT의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플랫폼보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어떤 플랫폼에서 제작됐는지보다 좋은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OTT 콘텐츠의 TV 편성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다. 방송과 OTT가 경쟁을 넘어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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