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닥터섬보이'가 고구마 전개로 초반 시청률 상승세가 꺽인 채 종영한다./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닥터섬보이'가 고구마 전개로 초반 시청률 상승세가 꺽인 채 종영한다./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배우 이재욱, 신예은 주연의 ENA 월화드라마 '닥터 섬보이'가 오늘(7일) 12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첫 회부터 ENA 역대 최고 오프닝 성적을 갈아치우고 초반 4회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던 기세와 달리, 후반부에는 부진을 면치 못하며 아쉬운 퇴장을 맞이하게 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달달한 로맨스는 실종된 채 답답한 고구마 전개만 이어졌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고구마 전개로 뒷심 잃었다…시청률 꺾인 '섬보이'의 씁쓸한 퇴장 [TEN스타필드]
'닥터 섬보이'는 첫 회 시청률 4.0%로 출발해 4회 만에 최고 5.2%까지 치솟으며, tvN '갯마을 차차차'를 연상시키는 웰메이드 '섬마을 힐링 로코'로 기대를 모았다. 성형외과 의사 출신 공보의 도지의(이재욱 분)와 섬마을 사정에 능통한 간호사 육하리(신예은 분)의 청량한 비주얼 합과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도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닥터 섬보이’는 반환점을 돈 7회에서 4.0%로 주저앉으며 고전하기 시작했다. 로맨스가 진전될 만하면 주인공들의 과거 서사가 발목을 잡는 전개가 답답함을 유발한 결과다. 특히 6, 7회 내내 육하리 캐릭터의 소비가 아쉬웠다. 연명 치료를 거부하는 할머니의 뜻을 존중해 준 도지의에게 이별을 고하고, 할머니에게 무작정 치료를 받으라며 떼를 쓰는 식의 갈등을 일으키며 육하리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7회 엔딩에서 키스신으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8회부터는 도지의의 과거 친구 죽음과 관련한 트라우마 서사가 이어졌다.
'닥터섬보이' 스틸컷./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닥터섬보이' 스틸컷./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여기에 도지의의 전 여친 이화영(이설 분)까지 섬으로 찾아오면서 드라마는 두 주인공의 로맨스 대신 남주인공이 과거의 상처와 죄책감을 이겨내는 과정에만 포커스를 맞췄다. 이 과정에서 헬기 추락 사고와 군수의 언론 플레이 등 부조리한 사건들이 겹치며 시청자들이 기대한 달달한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11회에 이르기까지 도지의는 트라우마에 갇혀 흔들리고 육하리는 그 옆에서 위로만 건네는 무거운 패턴이 반복됐다.

주변 인물들의 서사 역시 힘을 쓰지 못했다. 용주천(김윤우 분)과 엄정선(이수경 분)의 관계는 마음을 확인하기 무섭게 느닷없이 혼전 임신 스토리로 흘러갔다. 현지연(홍민기 분)의 삼각관계 역시 지지부진하게 흐르다 종결됐다. 최종회 예고편에서조차 갈등의 실타래가 시원하게 풀리기보다 여전히 무겁고 답답한 기류를 풍겨 마지막까지 고구마 전개라는 평가를 받았다.
'닥터 섬보이' 포스터. /사진제공=ENA
'닥터 섬보이' 포스터. /사진제공=ENA
'닥터 섬보이'는 로코의 재미보단, 인물들의 무거운 성장통과 내면의 상처 극복을 그리는 성장물에 가까웠다. 장르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전개 방식은 결국 신규 시청층의 유입을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고 5.2%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금세 유턴해 후반부 내내 4%대 박스권에 갇히며 상승세를 멈췄고, 종영을 앞둔 11회 역시 4.9%에 그쳤다. 청춘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분투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든 채 씁쓸하게 막을 내리게 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