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는 '연애전쟁'의 MC로 활약하고 있다. / 사진제공=JTBC '연애전쟁'
이효리는 '연애전쟁'의 MC로 활약하고 있다. / 사진제공=JTBC '연애전쟁'
"차라리 '이혼숙려캠프'가 더 낫겠어요."

'연애전쟁' 2회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온 반응이다. 연인 간 갈등을 다루는 과정에서 위태로운 장면들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타면서, 자극적 연출로 자주 언급되는 '이혼숙려캠프'보다 수위가 높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심각한 갈등 상황을 예능적 재미로 소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오은영·이호선 없는 '연애전쟁', 폭언·위협 그대로 전시…이대로 괜찮나 [TEN스타필드]
지난 6월 30일 방송된 JTBC '연애전쟁'에는 교제 60일 차 무당 커플의 사연이 공개됐다. 무당이라는 직업적 특성으로 예민함을 드러내는 여자친구와 곁에서 그를 보필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남자친구의 갈등이 그려졌다.

2회 갈등 수위는 1회보다 높았다. 여자친구는 말다툼 도중 과호흡 증세를 보였고, 스튜디오에서도 언쟁이 이어지며 촬영이 중단됐다. 결국 두 사람은 실제 이별을 선택했다. 패널들 역시 "1화는 순한 맛이었다", "너무 혼란스럽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연애전쟁' 2회에는 무당 커플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 사진=JTBC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연애전쟁' 2회에는 무당 커플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 사진=JTBC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방송 직후에는 '연애전쟁'이 갈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특히 남자친구가 "창문 밖으로 같이 뛰어내리자"고 말한 장면과 장시간 이어진 폭언성 대화는 연인 간 다툼으로만 소비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제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정서적 압박과 위협적 발언은 단순한 갈등을 넘어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라는 반응이다.

안전장치 부재도 아쉬운 대목이다. '연애전쟁'에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거나 갈등의 위험성을 짚어줄 변호사, 심리 전문가 등 전문가 패널이 없다. MC 서장훈, 이효리, 김희철은 자극적인 장면에 반응하거나 짧은 조언을 건네는 역할에 머물렀다.

이 지점에서 JTBC '이혼숙려캠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과 비교된다. 두 프로그램 역시 부부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만, 충돌 장면을 관전하는 데 그치지는 않는다. 이혼 전문 변호사, 심리 상담사 등 전문가가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법적·심리적 관점에서 문제를 짚는다. 갈등을 보여주더라도 그것이 왜 문제인지 설명하고,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반면 현재의 '연애전쟁'은 갈등의 강도에 비해 이를 해석하고 정리하는 장치가 부족해 보인다. 연인 간 문제를 다루는 예능이라면 자극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출연자들의 감정 소모와 시청자의 불편감을 단순한 화제성으로 소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관계의 위험 신호를 짚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할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