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경호가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배우 윤경호가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웹 예능에서 특유의 입담으로 얼굴을 각인시키더니, 본업에서는 쉴 틈 없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만 영화와 드라마 9편에 이름을 올린 배우 윤경호의 이야기다. 많은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는 적지 않지만, 윤경호의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다작 배우에게 흔히 따라붙는 '이미지 피로감' 대신 "이번에는 어떤 인물을 보여줄까"라는 기대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윤경호는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에서 유림 역을 맡아 '유림핑'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후 웹 예능 '핑계고'에서는 특유의 수더분한 입담과 친근한 매력을 보여주며 대중과 한층 가까워졌다. 작품 속 묵직한 존재감과 예능에서의 인간적인 매력이 맞물리며 호감도 역시 높아졌다.
영화 '남편들' 속 윤경호. /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남편들' 속 윤경호. / 사진제공=넷플릭스
2002년 데뷔한 윤경호는 24년 동안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올해는 영화 '휴민트', '메소드 연기', '끝장수사', '남편들'로 관객을 만났고,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도 출연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김부장'에서는 최대훈과 현실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극의 균형을 잡고 있다. 두 배우의 생활감 있는 티키타카는 극의 긴장감을 덜어주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다작 배우에게 '익숙함'은 양날의 검이다. 잦은 출연은 인지도를 높이지만, 비슷한 캐릭터가 반복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윤경호는 작품마다 인물의 결을 달리하며 이미지 소모를 줄이고 있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 허술한 아저씨, 생활형 인물 등을 주로 연기하지만 말투와 호흡, 감정의 온도를 조금씩 다르게 가져간다. 영화 '메소드 연기', '남편들',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는 친근하고 현실적인 인물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고, '휴민트', '끝장수사'에서는 웃음을 덜어낸 절제된 연기를 보여줬다. 비슷해 보이는 인물도 작품 안에서는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는 힘이 윤경호의 강점이다.

특유의 '말맛'도 빼놓을 수 없다. 윤경호는 과장된 연기보다 현실적인 대사 처리와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한다. 튀지 않지만 극 안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처럼 보이게 만드는 배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콘텐츠 시장의 변화도 윤경호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화려한 스타성뿐 아니라 극에 현실감을 더하는 배우들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이야기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배우들이 작품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흐름 속에서, 윤경호처럼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살리는 배우의 쓰임새도 넓어지고 있다.
배우 윤경호가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열연하고 있다. / 사진=티빙, tvN 방송화면 캡처
배우 윤경호가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열연하고 있다. / 사진=티빙, tvN 방송화면 캡처
윤경호는 영화 '크로스2'와 '꿀알바'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미니언즈'에서는 바이킹, 현장 카메라맨, 샌드위치맨, 강도까지 1인 4역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다.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2019년 영화 '완벽한 타인'으로 제39회 황금촬영상 최우수 남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지난해부터 각종 시상식에서 신스틸러상과 우수연기상을 받으며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오는 31일 열리는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24년 차를 맞은 윤경호는 예능에서는 친근한 입담으로, 작품에서는 현실감 있는 연기로 자신만의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영화 '고딩형사', '뱀피르', 디즈니+ 드라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차기작도 이어진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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