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치러진 남아공전에서 전현무는 경기 흐름과 전술적 맥락을 충분히 짚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부 선수들의 이름을 제때 호명하지 못하거나, 답답한 경기 양상 속에서도 "전반처럼만 하면 된다"는 식의 멘트를 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스포츠 중계가 예능적 순발력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전문 영역이라는 점에서, 그의 캐스터 데뷔는 커리어에 오점을 남겼다.
2002년 월드컵 영웅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안정환도 발언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앞서 그는 대표팀 구성과 홍명보 감독을 둘러싼 비판 여론에 대해 "되지도 않는 것들이 이상하게 떠든다", "어그로 끄는 행동이 꼴 보기 싫다"는 취지로 말해 구설에 올랐다. 해당 발언이 홍 감독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로 받아들여지면서 비판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홍 감독의 사퇴 선언 직전에 나온 해명과 강경 발언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축구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앞선 발언의 무게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감독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 대표팀 경기력 부진, 축구협회를 향한 누적된 불신이 폭발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타 종목 레전드인 김병현이 축구계 내부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운동인 온정주의'에 기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29일 홍명보 감독의 사퇴 발표와 맞물리면서 그의 발언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가 됐다.
고영욱의 발언도 논란을 키웠다. 과거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대중의 신뢰를 잃은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축구 열기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누가 이기고 지든 내 삶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데 이어,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향해서도 "자신의 인생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터인데 거리로 나가 응원하며 흥분한다"는 식의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중의 응원 문화와 축구 대표팀을 향한 애정을 '인생에 도움 안 되는 일'로 치부한 듯한 발언은 역풍을 불렀다. 대표팀 결과에 상심한 팬들에게 공감하기는커녕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되면서, 고영욱을 향한 비판 여론도 이어졌다.
이번 논란은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가진 무게와 축구 팬들의 상실감을 가볍게 여긴 결과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경기장 안팎의 구조적 문제와 팬들의 실망감이 쌓인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도전이나 정서적 공감이 부족한 발언은 쉽게 역풍으로 돌아왔다. 대표팀의 부진과 함께, 민심의 방향을 읽지 못한 스타들 역시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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