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연출 안윤태, 이큰별, 문치영·이하 '꼬꼬무')는 '추적자 vs 도망자-두 얼굴의 남자' 편을 통해 거액을 횡령한 뒤 자취를 감춘 한 남성의 기상천외한 도주 과정을 다뤘다. 이날 리스너로는 보이넥스트도어 명재현, 가수 이예지, 이민우가 출연했다.
사건을 지켜보던 이민우는 "나도 사기를 당해서 피해자의 심정이 이해 간다"며 "피와 눈물 같은 돈인데 한순간에 그렇게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참담했다"고 공감했다. 앞서 이민우는 2023년 방송을 통해 20년 지기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전 재산을 잃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후 법원은 A씨가 이민우에게 26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며, 이민우는 올해 3월 재일교포 3세와 결혼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김 씨가 입사 당시 제출한 대학 졸업증명서까지 위조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들은 명재현은 "인생이 거짓말이다"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는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사건을 접한 윤영휘 PD는 곧바로 취재에 착수했고, 회사는 범인 검거를 위해 현상금 1억 원을 내걸었다. 경찰과 방송, 피해 회사가 함께한 대대적인 추적이 시작된 것이다.
형사들은 공중전화 사용 기록과 CCTV를 토대로 김 씨의 행적을 추적했고, 조력자 정 씨(가명)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이후 정 씨의 통신 기록에서 광주의 한 성형외과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고, 김 씨가 눈매 교정과 앞트임, 코 수술 등을 받아 완전히 다른 얼굴로 생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사팀은 정 씨의 배달 주문 기록을 분석해 광주의 한 원룸을 은신처로 특정했다. 며칠간 잠복 끝에 정 씨를 검거한 뒤 원룸을 급습했지만 김 씨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알고 보니 그는 은신처에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고화질 CCTV를 설치해 수사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이를 본 이예지는 "소름이 돋는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검거 당시 은신처에서는 현금 10억 원이 발견됐고, 김 씨의 자백을 토대로 추가로 16억 원이 회수됐다. 전체 인출액의 약 90%를 되찾은 셈이었다.
현상금 1억 원의 수령 대상자였던 윤영휘 PD는 "저는 방송 목적으로 취재하는 과정에서 피해 회사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돈은 삶에서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정정당당하게 받고 싶다. 그 돈을 안 받았을 때 기분이 참 좋고 되게 뿌듯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씨는 도피 기간 지출 내역을 꼼꼼히 기록한 이유에 대해 "평생 쓸 돈이니까 아껴 쓰려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명재현은 "화가 너무 난다"며 분노를 표했다.
방송 말미 이민우는 "누구든 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과욕은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고, 명재현은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노력해서 번 돈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이예지 역시 "욕심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이며 얼굴까지 바꿔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결국 붙잡힌 범인의 결말을 되새겼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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