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이동욱이 동시간대 금토극으로 경쟁한다./사진=텐아시아DB
소지섭, 이동욱이 동시간대 금토극으로 경쟁한다./사진=텐아시아DB
소지섭의 안방 복귀작이 베일을 벗은 가운데, 일찌감치 대진 상대로 '중고 수입품'을 골라둔 MBC의 선택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오십프로' 후속작인 '킬러들의 쇼핑몰'은 이미 2년 전 공개된 작품인 만큼, 경쟁작인 SBS '김부장'의 독주 체제에 대형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패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소지섭, '이동욱 중고품'과 경쟁한다…SBS 독주에 레드카펫 깔아준 MBC [TEN스타필드]
MBC는 지난 27일 종영한 '오십프로' 후속작으로 2024년 공개됐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1 편성했다. 미시청자들을 위한 시청 기회 제공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타 플랫폼에서 소비가 끝난 콘텐츠를 들여와 공백을 때우는 '기성품 돌려막기' 형태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MBC의 이러한 OTT 흥행작 의존 기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2월 '무빙'을 지상파 최초로 수입 편성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과 8월에는 '카지노' 시즌1·2를 잇달아 방영한 바 있다. 제작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타 플랫폼에서 이미 흥행성이 입증된 IP를 통해 안전한 선택을 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상파의 플랫폼 종속 현상은 자체 기획 및 제작 역량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금토극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신작 공백기마다 타 플랫폼 콘텐츠의 창구 효과를 자처하는 편성은 방송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부장', '킬러들의 쇼핑몰' 포스터./사진제공=SBS, 디즈니+
'김부장', '킬러들의 쇼핑몰' 포스터./사진제공=SBS, 디즈니+
특히 이번 편성은 그간 동시간대 금토극 경쟁에서 SBS에 주도권을 내어줬던 MBC의 열세 흐름을 고려할 때 더욱 아쉬운 선택으로 다가온다. 올해 MBC는 아이유, 변우석 주연의 '21세기 대군부인'으로 유일하게 시청률 우위를 점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종영 직전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으로 작품성에 큰 타격을 입으며 빛이 바랬다. 이후 치러진 최근 대진에서도 SBS '멋진 신세계'가 판세를 리드, MBC '오십프로'는 판정패를 거두며 SBS의 금토극 독주 기조가 굳어졋다. 지상파 간의 주도권 탈환이 시급한 시점임에도 MBC가 자구책 대신 또다시 '남이 차려놓은 밥상'을 택하면서, SBS의 독주 체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조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경쟁작인 '김부장'의 체급을 고려하면 대진표의 명암은 더욱 뚜렷해진다. '김부장'은 배우 소지섭이 13년 만에 SBS로 복귀해 선보이는 굵직한 액션물로, 방송 전부터 시장의 기대를 모은 대작이다. SBS 기대작과 맞붙는 상황에서 MBC가 이미 타 플랫폼에서 소비가 끝난 카드를 재활용하는 선택은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결말과 반전이 공개된 과거 흥행작과 톱배우의 컴백을 앞세운 신작의 대결인 만큼, 주말 안방극장의 주도권이 SBS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MBC의 편성이 '김부장'의 초반 세몰이에 한층 힘을 실어주게 된 모양새다.
'김부장', '킬러들의 쇼핑몰' 스틸컷./사진제공=SBS, 디즈니+
'김부장', '킬러들의 쇼핑몰' 스틸컷./사진제공=SBS,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이 지닌 원작 고유의 속성도 발목을 잡는다. 이 작품은 디즈니+ 공개 당시 잔혹하고 생생한 액션 묘사로 청소년 관람불가(19금) 등급을 받으며 매니아층을 결집했다. 지상파인 MBC로 무대를 옮겨오면서 시청 등급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심의 잣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향후 편집이 필연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OTT 특유의 거칠고 파격적인 연출력으로 글로벌 흥행을 거둔 작품이 지상파의 검열을 거치며 원작 고유의 개성과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상파 채널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디즈니+의 '지상파 재방송 창구'를 자처한 MBC의 묘수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혹은 SBS '김부장'의 독주 체제에 깔아준 지름길이 될지는 다가오는 7월 3일 첫 방송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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