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이러한 OTT 흥행작 의존 기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2월 '무빙'을 지상파 최초로 수입 편성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과 8월에는 '카지노' 시즌1·2를 잇달아 방영한 바 있다. 제작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타 플랫폼에서 이미 흥행성이 입증된 IP를 통해 안전한 선택을 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상파의 플랫폼 종속 현상은 자체 기획 및 제작 역량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금토극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신작 공백기마다 타 플랫폼 콘텐츠의 창구 효과를 자처하는 편성은 방송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경쟁작인 '김부장'의 체급을 고려하면 대진표의 명암은 더욱 뚜렷해진다. '김부장'은 배우 소지섭이 13년 만에 SBS로 복귀해 선보이는 굵직한 액션물로, 방송 전부터 시장의 기대를 모은 대작이다. SBS 기대작과 맞붙는 상황에서 MBC가 이미 타 플랫폼에서 소비가 끝난 카드를 재활용하는 선택은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결말과 반전이 공개된 과거 흥행작과 톱배우의 컴백을 앞세운 신작의 대결인 만큼, 주말 안방극장의 주도권이 SBS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MBC의 편성이 '김부장'의 초반 세몰이에 한층 힘을 실어주게 된 모양새다.
지상파 채널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디즈니+의 '지상파 재방송 창구'를 자처한 MBC의 묘수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혹은 SBS '김부장'의 독주 체제에 깔아준 지름길이 될지는 다가오는 7월 3일 첫 방송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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