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베일을 벗은 프로그램의 핵심 구조는 과거 '스타킹'의 그림자를 지우기 어렵다. 일반인 출연자의 장기자랑이라는 포맷부터 강호동과 붐의 MC 조합, 스튜디오 분위기까지 2000년대 예능의 틀을 그대로 가져왔다. 기시감은 MC의 의상 콘셉트에서도 나타난다. 공개된 예고 영상 속 강호동의 의상은 '스타킹' 진행 당시 입었던 특유의 푸른색·흰색 배색 반소매 셔츠 스타일을 나비넥타이만 뺀 채 고스란히 재현해냈다. 글로벌 수준의 'K-퍼포먼스'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얹었지만, 시각적인 부분에서부터 '스타킹'을 복사 붙여넣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문제는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강호동이 꺼내 드는 카드가 매번 '과거의 흥행 공식'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다. 강호동은 2023년 SBS '강심장'의 부활을 알린 '강심장 리그'로 복귀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진행으로 흥행 부진을 겪었다. 금융권 자체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과거 히트작인 '무릎팍도사'를 대놓고 차용한 '무릎팍박사'를 선보였다. 매번 트렌드에 발맞춘 새로운 도전 대신 위기 때마다 본인의 옛 성공 보따리만 다시 풀며 자가복제를 거듭하는 탓에, 대중이 느끼는 피로감도 극에 달한 상태다. 이번 '천만기인쇼' 역시 변화하는 예능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익숙한 안전장치 뒤로 숨어버린 안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옛 영광에 기대려는 강호동과 대놓고 복제를 택한 제작진의 결합이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 MC'라는 이름값의 무게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과거의 복제가 아닌, 현재의 트렌드를 관통하는 영리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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