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스타킹'과 유사 포맷인 '천만기인쇼'로 돌아온다. / 사진=텐아시아DB
강호동이 '스타킹'과 유사 포맷인 '천만기인쇼'로 돌아온다. / 사진=텐아시아DB
'국민 MC' 강호동이 위기 때마다 과거의 영광을 우려먹는 행보로 대중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SBS '강심장 리그'와 유튜브 '무릎팍박사'로 자가복제를 거듭하더니, TV조선의 새 정규 예능 '천만기인쇼'를 통해서는 과거 '스타킹'의 포맷과 주역이었던 붐과의 재회까지 그대로 재탕하며 변화 없는 한계를 또 한 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강호동, 과거 우려먹기 언제까지…'강심장'·'무릎팍' 이어 '스타킹'도 재탕 [TEN스타필드]
오는 7월 7일 첫 방송되는 '천만기인쇼'는 각지의 기인들과 스타들이 팀을 이뤄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예능이다. 이들이 완성한 무대 영상이 조회수 '천만 뷰'를 달성할 경우 상금 1000만 원을 지급하는 포맷이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프로그램의 핵심 구조는 과거 '스타킹'의 그림자를 지우기 어렵다. 일반인 출연자의 장기자랑이라는 포맷부터 강호동과 붐의 MC 조합, 스튜디오 분위기까지 2000년대 예능의 틀을 그대로 가져왔다. 기시감은 MC의 의상 콘셉트에서도 나타난다. 공개된 예고 영상 속 강호동의 의상은 '스타킹' 진행 당시 입었던 특유의 푸른색·흰색 배색 반소매 셔츠 스타일을 나비넥타이만 뺀 채 고스란히 재현해냈다. 글로벌 수준의 'K-퍼포먼스'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얹었지만, 시각적인 부분에서부터 '스타킹'을 복사 붙여넣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스타킹' 강호동 의상(왼), '천만기인쇼' 강호동 의상(우). / 사진제공=SBS, TV조선
'스타킹' 강호동 의상(왼), '천만기인쇼' 강호동 의상(우). / 사진제공=SBS, TV조선
이러한 기획이 더욱 아쉽게 다가오는 이유는 현재 강호동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강호동은 최근 예능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선보인 쿠팡플레이 '강호동네서점'은 난잡한 콘셉트와 과거 토크쇼 방식을 탈피하지 못한 진행으로 플랫폼 내 이용자 유입에 실패하며 화제성 면에서 참패했다. 이에 앞서 10년 만의 친정 복귀작이었던 '공부와 놀부' 역시 전회차 1%대 시청률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문제는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강호동이 꺼내 드는 카드가 매번 '과거의 흥행 공식'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다. 강호동은 2023년 SBS '강심장'의 부활을 알린 '강심장 리그'로 복귀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진행으로 흥행 부진을 겪었다. 금융권 자체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과거 히트작인 '무릎팍도사'를 대놓고 차용한 '무릎팍박사'를 선보였다. 매번 트렌드에 발맞춘 새로운 도전 대신 위기 때마다 본인의 옛 성공 보따리만 다시 풀며 자가복제를 거듭하는 탓에, 대중이 느끼는 피로감도 극에 달한 상태다. 이번 '천만기인쇼' 역시 변화하는 예능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익숙한 안전장치 뒤로 숨어버린 안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천만기인쇼'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 사진제공=TV조선
'천만기인쇼'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 사진제공=TV조선
제작진의 안일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신작은 지난해 방영된 추석 특집 '천만트롯쇼'가 1년 만에 정규 편성으로 돌아오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름만 비슷하게 맞춰놓았을 뿐, 알맹이는 트로트가 아닌 일반인 장기자랑 포맷을 그대로 가져왔다. 정규 편성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이름만 빌려왔을 뿐, 이전의 패러다임을 답습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옛 영광에 기대려는 강호동과 대놓고 복제를 택한 제작진의 결합이 지금의 시청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 MC'라는 이름값의 무게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과거의 복제가 아닌, 현재의 트렌드를 관통하는 영리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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