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이하 '취사병')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이홍내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12년 동안 단역과 독립영화, 엑스트라를 거치며 묵묵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이제 작품 활동만으로 서울에서 월세를 내고 생활할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랜 무명마저 "재미있고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말하는 배우. 이홍내가 긴 시간 연기를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성공에 대한 야망이나 유명세가 아니라 연기 자체를 향한 순수한 애정에 있었다.
'취사병'은 총 대신 식칼을,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이등병 강성재(박지훈 분)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은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 드라마다. 동명의 인기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총 12부작으로, 지난 16일 최종회 시청률 7.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홍내는 극 중 강림초소 취사병 윤동현 병장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와 코믹한 매력을 선보였다.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 이홍내는 "평소에는 인기를 실감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인터뷰할 때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나를 찾아주시고 인터뷰를 해주시는 것 자체가 아직도 신기하다"며 "SNS 응원 댓글을 볼 때마다 작품이 많은 분께 닿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20대를 돌아본 이홍내는 길었던 무명 시절마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대단하다', '잘 버텼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그런데 늘 말하지만, 나에겐 하루하루가 정말 재미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나는 연기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단편영화와 독립영화, 학생영화에 출연했고 인터넷으로 지원서를 넣거나 영화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프로필을 돌렸다"며 "오디션을 통해 참여했던 영화 엑스트라와 단역으로 참여한 작품만 수십 편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현장을 거치며 비로소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다"며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배우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정말 설레고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20대에는 연기를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는 시간이 더 길었죠. 지금은 감사하게도 작품만 하며 서울에서 월세를 내고 먹고살 수 있어요. 축복받았다고 생각합니다."
30대로 살아가는 현재에 관해서도 감사함을 먼저 전했다. 이홍내는 "지금은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작품 활동만으로 서울에서 지내고 월세를 낼 수 있다"며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갈수록 연기가 더 재미있어진다"며 "예전에는 막연히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면 지금은 현장에 가서 연기하는 자체가 너무 즐겁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늘 똑같다. 내가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이어야 하고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한다. 역할의 임팩트보다 작품 전체의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로운지가 내 선택 기준"이라며 "'메이드 인 루프탑'과 '구경이' 모두 나에게 흥미로운 대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드 인 루프탑'으로 신인상을 받았을 때가 '구경이' 촬영 중이었다"며 "분장을 받다가 시상식에 잠깐 다녀와 상을 받고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촬영 중간에 시상식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게 죄송해서 조용히 다녀오려고 했는데, 이영애 선배님께서 몰래 꽃다발을 준비해 주셨다"는 미담을 전했다.
데뷔 후 12년 동안 수십 편의 단역과 독립영화, 엑스트라를 거치며 묵묵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홍내. 긴 무명을 견뎌낼 수 있었던 힘은 성공에 대한 야망이나 유명세가 아니라 연기 자체를 향한 순수한 애정이었다. 역할의 크기보다 이야기가 지닌 힘을 먼저 보고, 익숙함보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해 온 태도는 오늘의 단단한 이홍내를 만들었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평가 뒤에는 연기하는 시간을 누구보다 즐기고 감사해하는 사람의 진심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홍내의 다음 12년 역시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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