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보영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텐아시아 DB
배우 박보영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텐아시아 DB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가 후반부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중심에 있어야 할 주인공이 잘 안 보인다. 이야기의 축이 되어야 할 주연 박보영은 흐릿하고, 그 자리를 주변 인물들이 채우고 있다. 말 그대로 주인공 실종 상태다.
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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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랜드’는 1500억 원대 금괴를 둘러싼 욕망과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주인공 김희주(박보영 분)가 보여야 하지만 반환점을 지나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른 인물들에게로 분산된다.

7~8화에서는 우기(김성철 분)가 눈에 띈다. 우기는 1~6화까지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지만 7~8화에 이르러 단숨에 분위기를 장악한다. 액션부터 감정 연기까지 밀도 있게 쌓아 올린다. 예스머니 조직원들에게 쫓기며 도망가는 장면부터 고문받는 신 등 극단적인 상황에서 보여지는 감정선은 시청자에게 강렬하게 각인된다. 후반부에 이르러 김희주보다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우기다.

박 이사(이광수 분) 역시 마찬가지다. 박 이사는 '골드랜드'의 폭력성과 긴장감을 책임지는 인물. 우기를 망치로 내려찍고 예스머니 조직원들을 때리고 죽이고, 낚싯대로 입을 꿰는 등 잔혹한 액션을 보여준다.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여기에 가족 서사까지 더해졌다. 김희주의 모친 여선옥(문정희 분)은 암 투병을 하며 수술대에 오르고 죽음을 앞두고 딸과 뒤늦게나마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김희주의 친부인 김진만 형사(김희원 분)의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까지 나온다. 김희주의 개인 서사라기보다는 여선옥과 김진만 형사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여러 인물의 서사와 사건이 병렬적으로 나열되는 동안 정작 김희주의 이야기는 선명하게 그려지지 못한다. 주인공이 끌고 가야 할 서사가 주변 인물들에게 분산된다. 더욱이 김성철, 이광수, 문정희, 김희원 등이 생활 연기를 잘하는 베테랑 배우들이라 이들의 사건에 더 몰입할 수밖에 없다.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디즈니 플러스 '골드랜드'
그렇기에 김희주를 연기한 박보영의 활용이 아쉽다. 작품 홍보 당시부터 예고된 '흑화'의 가능성은 아직도 터지지 않았다.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옅어진다. 화면에 등장하더라도 김희주가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

더불어 연출의 허점까지 박보영의 발목을 잡는다. 김희주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 우기를 구하러 축사로 출동한다. 그러나 김희주는 축사의 존재도, 위치도 몰랐던 인물. 앞선 장면에서 축사에는 우기만 등장했고 이곳은 우기가 소속되어 있는 예스머니의 비밀스러운 아지트다. 그래서 김희주가 급박한 상황 속에서 갑자기 총을 들고 축사에 나타나 우기를 구해내는 모습이 다소 당황스럽다.
배우 박보영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텐아시아 DB
배우 박보영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텐아시아 DB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 작품, 주인공의 발목을 잡는 허술한 연출. 작품 서사의 구조 자체가 흔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골드랜드'는 종영까지 2개의 에피소드를 남겨두고 있다. 김희주를 다시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혹은 끝까지 주인공 없는 드라마로 남을지. '골드랜드'의 마지막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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